먹는 에이즈 예방약 나왔다… 감염 위험 최대 92% 낮춰
2018.02.19 17:07
수정 : 2018.02.19 17:07기사원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길리어드사이언스 코리아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치료제 '트루바다'에 HIV 노출 전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쓸 수 있도록 효능.효과(적응증)를 추가했다고 19일 밝혔다. HIV는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로 국내에서 백신이 아닌 의약품이 에이즈 예방적 효과를 인정받아 허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성관계 대상자가 HIV 감염자이거나 HIV 감염자가 많은 지역 또는 사회에서 성생활을 하는 고위험군은 트루바다를 예방 목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따르면 트루바다는 페루, 에콰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태국, 미국 등에서 24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에이즈 고위험군인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MSM)'의 HIV 감염 위험을 최대 92%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트루바다를 에이즈 예방을 위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현재 출시된 에이즈 치료제 중 예방 효과를 인정받은 건 트루바다가 유일하다. 앞서 미국도 지난 2012년 트루바다를 'HIV 노출 전 예방요법(PrEP)'으로 허가해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대한에이즈학회가 적응증 확대 전부터 성적으로 활동적인 남성과 MSM에게 트루바다를 예방적 목적으로 처방할 것을 권고해왔다. 하루에 1회 한 알씩 지속해서 복용하면 된다. 다만 비용 부담이 커 수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루바다는 한 알에 가격이 1만3720원으로 매일 1년 복용하면 약값만 501만1450원에 달한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외국인을 포함해 2016년 기준 국내 신규 HIV.AIDS 감염인은 1199명으로 2010년(837명)에 비해 43.2% 증가했다. 이 중 내국인의 경우 남성 1002명, 여성 60명 등 1062명이다. 지난 2016년까지 사망자를 제외한 누적 감염 내국인은 총 1만1439명에 달한다. 현재 에이즈 환자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치료를 지원해주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