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미노와 사랑에 빠졌고 직업까지 바꾼 에비게일씨 "삶이 달라졌어요"

      2018.02.19 17:18   수정 : 2018.02.19 17:18기사원문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지난 2014년 한국의 개농장에서 식용견으로 길러지던 23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미국의 한 동물보호소 직원인 애비게일 하버드씨에게 입양돼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다. 이 입양견의 이름은 미노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연중 캠페인을 펼치는 파이낸셜뉴스는 보호견 입양인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입양 사례와 입양에 따른 긍정적인효과 등을 알아본다.

■"미노와 첫눈에 운명임을 알았어요"

에비게일씨(사진)는 미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미노는 2015년 1월 에비게일씨가 일하던 보호소(Animal Welfare Leafue Alexandria)에 들어왔다. HSI로부터 구조된 한국 한 개농장의 식용견으로 길러지던 것으로 당시 HSI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농장주를 설득해 식용견 개농장을 폐쇄하며 23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에비게일씨는 "그런 대단한 일을 한 HSI와 함께 동물들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뿌듯했다"며 "미노를 보기 전까진 그날 입양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는데 캐리어에서 미노를 꺼내는 순간 함께할 운명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미노를 보면 개농장에서 오랜시간 동안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에비게일씨는 "나는 미노에게 사랑과 안정감을 주고 싶었고, 미노가 사랑받는 반려견으로써 받아 마땅한 모든 것들을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편으로는 미노를 만나고 내 삶이 다시 시작된 것 같았다"며 "미노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 것은 마법 같았고 지금까지도 마법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다른 동물과도 잘 지내요"

보호소에서 일하는 에비게일씨 집에는 많은 동물들이 함께 산다. 개농장에서 사회성이 뭔지 모르고 살아온 미노가 적응을 할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에베게일씨는 "미노는 개농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많은 동물들과 사이좋게 지낸다"며 "나는 두 마리의 앵무새를 키우고 있는데 내가 미노를 처음 집에 데려온 날 밤, 미노와 앵무새들은 금새 친해져 거실을 뛰어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노는 임시 보호하던 아기고양이들은 물론 지금은 닭이 돼 농장으로 보내진 병아리와도 쉽게 친구가 됐다"며 "현재 구조돼 함께 살고 있는 칠면조 '블러썸' 과도 같이 놀고 자며 언제나 함께 다닌다"고 덧붙였다.


■"첫 보호견 입양 후 보호소 직원으로 전업"

에비게일씨가 입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입양으로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는 워싱턴의 한 보호소에서 개를 처음 입양했을 때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당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유기동물 보호소 직원으로 전업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갈 곳을 잃은 많은 반려동물이 새로운 가정을 찾고 있다"며 "보호자의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보호소에 보내지기도 하고, 버림받거나 학대 받다가 보호소로 보내지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모든 동물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그들을 사랑해 줄 가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입양은 가슴 벅찬 경험"

에비게일씨는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굉장히 가슴벅찬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랑과 가정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가족이 되어주고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그 가족들이 동물들로 인해 기뻐하는 것을 보는 것은 삶의 선물과 같다"며 "입양을 함으로써 가장 좋은 점은 개가 나한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케이티씨는 미노 덕분에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HSI가 아니었다면 미노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난 미노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매일이 선물 같아 미노와 함께 매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비게일씨는 입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잔인하고 열악한 퍼피밀로부터 억지로 만들어진 개들을 펫숍에서 판매하는데, 나는 퍼피밀을 반대하고 입양을 지지한다"며 "이미 보호소에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당연히 구매가 아닌 입양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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