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론자 나바로 다시 중용"…철강관세, 한·미 FTA 협상여지 줄어드나
2018.02.26 14:51
수정 : 2018.02.26 15:09기사원문
보호무역 강경론자인 나바로가 백악관 주요보직으로 컴백하는 것은 당장 4월 철강, 알루미늄 관세부과를 앞두고 강경론이 득세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서도 미국이 강경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끌어안기가 선거공약으로만 그칠 뿐 실현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던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대선캠프의 보호무역주의 틀을 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경제학 교수 출신의 피터 나바로 전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10명이 조금 넘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으로 재합류하게 된다.
나바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신설된 NTC 위원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NTC 규모가 작았던데다 캐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주류 세력과 갈등을 겪었다. NTC는 결국 지난해 4월 해체됐고, 나바로는 NEC가 보고하는 한 계단 아래의 신설된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수장으로 좌천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나바로의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승진으로 나바로는 백악관 정례 회의와 교역정책 논의에서 정기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반년간은 그가 공식적으로 참여하는지 확실치 않았던 교역, 제조업 정책 논의 과정에 확실히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류경제학이 교역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이론적 토대를 발전시켜온 것과 달리 보호무역을 통해 무역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류경제학계에서 배척당한 나바로의 중용은 미국이 무역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앞둔 시점에 이뤄지게 됐다.
당장 4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가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까지 외국산 철강, 알루미늄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지, 그렇다면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물릴지, 아니면 한국, 중국 등 12개국 제품에만 막대한 관세를 물릴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 나아가 미중간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를 중국의 지적재산권 강제 양도실태에 관한 조사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미 행정부는 중국이 미 기업들에 부당한 압력을 넣어 이들의 기술을 중국 기업들에 넘겨주도록 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있다.
앞으로 진행될 한미 FTA 개정협상, NAFTA 개정협상 역시 강대강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바로는 트럼프 취임 초 대통령을 설득해 한미 FTA와 NAFTA 탈퇴를 거의 성공시킬 뻔한 전력이 있다.
나바로의 강경 드라이브가 골드만삭스 출신인 콘 NEC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보수파들의 견제를 받아 힘이 꺾이기 전까지 트럼프는 강경론을 밀어붙인 바 있다.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 위원회의 마이클 웨슬은 "나바로의 위상 벼화는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교역, 제조업 정책들이 현실화 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