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대 횡령·배임 혐의' 유병언 장녀 2심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총 45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씨(52)가 항소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6일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에서 "여론으로 형량을 정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씨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기소됐으나 유씨는 세월호 내부의 인테리어, 벽지 등 일부 디자인 작업에만 관여했을 뿐 참사와 관련된 점이 없음에도 1심이 여론을 무시못해 형을 정했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또 배임·횡령 혐의에 대한 피해 기업은 사실상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로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는데도 기소가 이뤄진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아버지의 측근 하모씨(62·여)와 함께 운영하면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4억8000만원을 받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같은 기간 자신이 운영한 또 다른 개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씨(46)가 세운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10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있다.

변호인은 "모래알디자인이 다판다에 여러 디자인 용역을 제공한 사실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다"며 "다판다는 매년 5월 2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하는 행사를 열고 있는데, 행사 준비를 위한 여러 디자인과 기획을 해준 대가로 10억원을 받는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받는 다는 것은 너무 편견에 입각한 사실인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내부에서 여성들의 지위는 상당히 낮았고 유병언 회장 역시 딸에 대해서는 권한을 준 일이 없다"며 유씨가 배임을 저지를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유씨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미납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벌였다.

2심 재판부는 "유씨는 정부에 1억29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e-mail]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