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국내 앱시장 압도적 1위...역차별로 탄생한 위너

      2018.03.11 14:18   수정 : 2018.03.11 14:18기사원문
한국 시장에서 구글의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카카오톡과 네이버, 페이스북 등을 제치고 한국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튜브의 성장이 유튜브 자체의 경쟁력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서비스와의 역차별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장 불거지고 있는 세금 문제나 망 사용료 문제라도 해결해서 국내기업과 유튜브가 최대한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개최한 'ICT 역차별과 디지털 주권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공정한 경쟁 기회를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순천향대학교 곽규태 교수는 "조세형평성, 망 사용료, 고객 정보 활용하는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는 상황으로 마치 헤비급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격투기 경기를 하는데 남자 선수에게 무기까지 주는 격"이라며 "국내 업체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외대 박주연 교수도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조세회피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철 고려대학교 교수는 "유럽 학자들도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아마존으로 쇼핑을 하고, 구글로 검색을 하고, 페이스북으로 친구를 맺는다며 유럽이 디지털 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유튜브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미 유튜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이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월에는 월 총 사용시간이 79억분에 불과했던 유튜브 이용량이 지난 2월 기준 257억분으로 급증했다. 불과 2년만에 3배 이상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2016년 3월 당시 유튜브보다 사용시간이 많았던 카카오톡과 네이버 앱은 이용 시간의 큰 변화가 없다. 유튜브에게 압도적 1위를 내주고 2, 3위로 내려앉았다.

SK브로드밴드 김성진 실장은 "트래픽 비율을 봐도 유튜브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으로,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유튜브가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유튜브는 망 사용료의 부담도 없으니 초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망 대가가 부담되기 대문에 일반화질을 서비스하고 고화질을 선택하도록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세금 문제와 망 사용료 문제 외에도 유튜브가 스마트폰에 선탑재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페이스북과 같은 앱은 이용자가 반드시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구글의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선탑재돼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유튜브 선탑재는 일종의 끼워팔기로 공정위가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쏟아졌지만 정부가 미적대고 있다"며 "이같은 역차별들이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어 결국 유튜브 천하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부과하고, 선탑재 앱을 제재하는 등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튜브가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서비스인 만큼 법 집행력이 담보되기 어려운 만큼,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해소해서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주연 교수는 "사전에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서도 멀어보인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은 규제를 강력하게 제시해 균형을 맞추는 방법도 있지만 규제를 낮춰서 맞추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곽규태 교수는 "국가가 할 일은 세금을 잘 걷어서 사회에 환원하고 재분배하고,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네이버와 같은 사업자들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곽 교수는 "국내 사업자 규제하는 것은 서로 내가 해야 한다고 하고, 규제하기 힘든 해외 업체에 대한 제재는 서로 안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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