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맞설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개막
2018.03.11 16:59
수정 : 2018.03.11 16:59기사원문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개헌안 표결을 계기로 '신시대 중국'이 본격 개막된다.
1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개헌안 표결의 주요 안건은 △국가주석 3연임 이상 금지 조항 폐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헌법 삽입 △공산당의 영도 조항 헌법 삽입 등 3가지다. 중국의 헌법 개정은 이번이 5번째로, 14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헌법개정안의 핵심은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2연임 이상을 제한한다'는 현행 중국 헌법 79조를 삭제하자는 내용이다. 새로운 문구 삽입이 아니라 기존의 제한을 철폐하는 것인데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열어놓는 내용이어서 가장 주목받는다.
이는 미국과 맞서 대국으로 향하는 중국이 서방의 견제를 뚫고 전진하기 위해선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절대 1인권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시 주석의 1인독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내부 여론을 통제하고 장기집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칼자루도 쥐여줬다. 기존 감찰조직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보다 더 강력하고 전방위적 사정조직인 감찰위원회 설립을 통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일소하겠다는 것이다. 신설 감찰위는 국무원과 대등한 지위를 누리면서 공산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감찰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지니게 돼 반부패 드라이브의 컨트롤타워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헌법 삽입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중국이 새로운 국가적 목표 달성에 진입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덩샤오핑 이후 40여년간의 개혁개방 성과를 받아들이면서도 그동안 불거진 양극화와 반부패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19차 당대회(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연설에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며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주창해 중국이 이제 미국에 맞설 초강대국을 꿈꾸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국의 눈치를 볼 시대가 지났으며 중국 주도의 새로운 글로벌 국가 건설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덩샤오핑이 미국 등 강대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내부적인 실력 쌓기에 집중하자는 도광양회를 버리고 중국몽을 중심으로 한 '대국굴기' 수립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선포한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중국 내 부의 분배가 고르게 이뤄진 이상적인 중산층사회 달성이다. 전면적인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을 달성해 선진국에 남부럽지 않은 풍족한 사회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공산당의 영도조항 헌법 삽입은 중국 국가권력의 새로운 지형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이는 공산당이 전면적인 사상투쟁을 주도하면서 국내외 정책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근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