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만'에 각별한 애정.. 영업권 4조4489억원 인정

      2018.03.12 17:03   수정 : 2018.03.13 12:16기사원문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인수합병(M&A) 금액으로 신기록을 쓴 하만 인수 당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웃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에서 추정했던 2조원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하만을 반드시 인수하려는 삼성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80억달러에 하만 인수 발표를 하고, 지난해 3월에 모든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삼성전자가 환율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장부에 기재한 하만의 인수가격(원화)은 9조2727억원이다. 여기엔 하만의 종속기업 109개도 합산됐다. 이 가운데 하만의 순자산은 4조8238억원이며 나머지 4조4489억원은 영업권으로 계상됐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권이다. 영업권이란 특정 기업이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초과수익력을 갖는 권리(프리미엄)를 말한다.
영업권에는 기업의 입지조건이나 브랜드 충성도, 기술, 조직의 우수성 등이 포함된다.

회사는 인수 계약을 체결할 당시 구체적인 프리미엄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은 2조~2조5000억원 정도의 영업권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과적으로 약 4조5000억원의 영업권을 보장하면서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계약을 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전장 회사라는 지위를 인정한 것이다.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을 선택한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면서 후발주자에서 단숨에 글로벌 1위의 '공룡'이 됐다.

삼성 관계자는 "상장사 M&A 금액은 단순한 순자산이 아니라 주가 기준으로 반영돼야 한다"며 "계약전 종가 87.7달러, 시가총액 62억7000달러에 28%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112달러, 80억2000달러에 인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이 지나친 프리미엄을 지불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하만의 경영 프리미엄을 2조원 안팎으로 봤다"면서 "회사의 사업전략을 배제하고 계약 자체만 볼 때 '비싸게 샀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 인수 이후 하만의 실적을 보면 기대 만큼 이익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하만은 지난해 3월 10일 인수 완료 이후 9개월 간 벌어들인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조1034억원, 2090억원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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