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강원 춘천 플레이어스GC 대표
2018.03.15 18:03
수정 : 2018.03.15 18:03기사원문
【 춘천(강원)=정대균골프전문기자】만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나고 긍정 마인드인 경우다. 그런 사람들은 실제 삶의 궤적도 읽혀지는 그대로다.
강원도 춘천 플레이어스GC 김동환 대표(45)는 그런 범주에 속하는 인물이다. 김 대표는 중학교 체육교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 2000년 CJ그룹에 입사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올해로 골프장 근무 18년째로 국내 골프장 CEO의 평균치를 밑도는 경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 석자 앞에는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나인브릿지에서는 국내 골프장 최연소 과장과 부장을 달았고 롯데스카이힐 부여 골프&리조트에서는 최연소 총지배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리고 2014년 11월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플레이어스GC에서는 3년여만인 2017년 3월에 대표로 승진했다. 물론 그 또한 국내 최연소였다. 골프장 근무 첫 부서가 경기과였으므로 국내 최초 경기과 출신 대표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초고속' 승진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요행이나 운으로 얻어진 게 아니다. 순전히 그가 보여준 능력에 대한 대가였다. 그는 변화와 도전을 즐긴다. 골프장 업계로 이직을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물론 두려움이 앞섰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무모할 정도로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기왕 시작한 것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앞선 전임지 모두가 착공부터 들어간 골프장이었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하는 골프장은 조금은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가 싫었다"며 "플레이어스로 옮기면서 전체적으로 좋았다. 왜냐하면 내가 구상하는 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전임지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가장 많은 이벤트를 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물론 영업 실적이 오르긴 했지만 지역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럴수록 '내가 구상하는 것을 모두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다. 그것을 플레이어스에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분위기가 차분해야 한다',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고객이다' 등 골프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던져 버렸다. 김 대표는 "골프장 경영은 멀리 내다보고 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20~30대 젊은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젊은층이 좋아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다양한 밴드에 가입해 젊은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도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20~30대와 여성고객이 3배가량 증가했다. 중장년층 고객들의 반응도 '젊다, 신선하다' 등 대체로 긍정적이다. 부임 첫 해였던 2015년에 7만2000명이었던 내장객이 작년에 9만명으로 증가했다. 약 4개월 가량의 동계 휴장 기간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최대치인 셈이다.
김 대표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끊임없는 고민과 다양한 경험'이 해결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 골프장은 다른 골프장에 비해 식당 객단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우선은 젊은층과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수시로 개발해 내놓는다. 처음 얼마간은 개발된 메뉴를 서비스로 제공해 반응을 살피는데 그런 전략들이 주효한 것 같다"고 영업비밀을 살짝 공개한다.
내장객 극대화의 비결은 또 있다. 다른 골프장과 달리 현장에서 추가 라운드 요청을 해도 언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골프장은 진행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당일 추가 라운드를 꺼려한다. 그런데 미리 예약을 하는 것도 아니고 18홀 라운드를 마친 뒤 즉석에서 추가 라운드 요청을 해도 언제나 '콜'이다. 그에 대해 김 대표는 "타임 테이블이 고정이 아닌 변동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 가능하다"며 "경기과, 예약실 근무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한다.
오너의 골프에 대한 사랑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의 경영에 전폭적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김 대표는 "처음 부임하고 나서 27개 그린 중 14개를 고치는 등 대대적인 코스 리뉴얼을 단행했다"며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이를 쉽게 허락할 오너는 드물다. 공격적 마케팅을 해도 단 한 번의 제동없이 전폭적 지지를 해주고 계신다. 오히려 '고객들이 즐거워하는 골프장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신다. 그런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코스를 고칠 때는 물론 전문가들에게 맡기지만 김 대표 자신의 생각도 녹아들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국내 골프장 중 약 20개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라운드를 했을 정도로 코스를 보는 안목이 깊다. 그는 "지금껏 라운드한 골프장은 코스, 식음, 진행 등으로 나누어 사진과 소감 등의 기록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며 "나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전국 어느 곳이든 달려가 하나라도 배우고 온다"고 설명한다.
코스가 밋밋하지 않고 공격지향적이라는 것도 고객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전형적인 산악형 코스지만 계단식이 아니어서 매 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중독성 강한 코스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한 마디로 27홀 전체가 비슷한 홀이 하나도 없다.
김 대표는 모름지기 골프장은 고객들이 방문해 즐기다 가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골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골프장은 사실상 골프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말해 모든 골프장들은 라운드를 원하는 모든 골퍼들에게 그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고객들에게 골프장은 오면 즐겨야 하는 곳이고 또 오고 싶어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인근 맛집, 관광지, 심지어는 주변 골프장까지 고객들에게 소개해주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재임 기간 이른바 '플레이어스 마니아'가 더 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린피 인하 같은 미봉책이 아닌 코스와 서비스 퀄리티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우리 골프장을 좋아하는 골퍼들이 더 늘어나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즐기다 가는 골프장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와 약속으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