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문 몽골국제대학교 총장 "몽골 청년·유학생에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 줄 것"

      2018.03.22 17:02   수정 : 2018.03.22 17:02기사원문

"교육은 사회를 바꾸고 삶을 바꿀 수 있다. 빈곤과 범죄로 희망이 없던 몽골 청소년들에게 '길거리학교'가 살아갈 힘을 줬고, 몽골의 국제대학은 학생들이 유학과 무역 등 글로벌 사회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몽골 특유의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발돋움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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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몽골국제대학교를 창립한 권오문 총장(사진)은 교육에 대한 글로벌 구상을 밝혔다. 몽골국제대는 몽골 정부로부터 부지를 기증받아 지난 2001년 건립된 대학으로 권 총장은 2006년부터 총장직도 겸하고 있다. 권 총장에게 교육은 아직도 어려운 분야지만 교육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고, 이를 위해 미래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권 총장은 "사실 (나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공대와 경영학을 전공했고 몽골에서도 선교사로 활동을 시작했다"며 "교육에 대해 여전히 잘 알지 못하지만 지인들의 끊임없는 도움이 있었고, 자연스레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실제 권 총장이 몽골국제대를 설립하게 된 것은 당시 영세민 가정 자녀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던 게 인연이 됐다. 지난 1993년 선교사로 몽골에 온 그는 길거리학교 활동을 시작했다고. 길거리학교는 당시 몽골에 만연해있던 가출 청소년이나 편부모 가정의 비행청소년들을 위한 학교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공부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레 교육 활동을 벌이는 계기가 됐다.

권 총장은 "당시 길거리 학교 이름이 '밝은미래학교'였는데 교훈은 '밝은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한다'였다. 그만큼 당장 지금 살아갈 일이 다급한 처지였다"며 "당시 도적질이나 구걸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사는 몽골 청소년들에게 학교는 먹을 것을 주고 일거리를 주면서 '희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밝은미래학교에서 가르친 것도 별 다를 게 없었다. 도적질 대신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옷차림이나 청소 등 올바른 생활을 하면 상을 주는 등 매우 단순한 활동이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식사를 준다고 하니까 먹을 것이 없어서 학교에 오던 학생들이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땀 흘리고 노력하고 나서 돈을 벌고 같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생활을 알게 했고, 가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부모 교육으로까지 연결됐다.

이런 길거리 학교 활동이 알려지면서 권 총장은 1999년 몽골 정부에 '길거리 아이들의 교육적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됐고, 몽골 정부로부터 몽골국제대 설립을 맡게 됐다. 몽골이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변화하는 1990년대 초반 과도기 사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돌보기 위해 시작한 교육 활동이 어느새 몽골국제대 설립으로 이어진 셈이다.

권 총장은 "어떻게 보면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길거리 학생을 위한 교육에서 지금은 상류층 학생을 위한 학교라고 할 수 있는 몽골국제대학교를 이끌게 됐다"며 "처음에는 몽골국제대 창립을 고사했다. 크고 작은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몽골국제대 창립 16년째를 맞아 몽골국제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더욱 발돋움하는 게 목표다.

권 총장은 "현재 몽골국제대 학생의 30%가 외국인 학생"이라며 "앞으로는 절반 이상을 외국인 학생으로 유치해 명실상부한 국제대학으로 도약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들은 유목민족인 몽골민족의 생활에 대한 연구나 문화 특징, 지하자원 등 독특한 콘텐츠에 관심이 높다"며 "보다 국제화된 교육 인프라 환경 안에서 몽골 특유의 연구를 제공할 수 있는 국제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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