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강진은 꽃천지
2018.03.29 16:56
수정 : 2018.03.29 17:48기사원문
【 강진(전남)=조용철 기자】 훈훈한 갯바람이 바다 너머에서 불어오면 동백나무는 겨우내 키운 꽃을 봉오리째 떨어뜨린다. 붉은 동백이 떨어지면서 땅에 서린 냉기가 사라지고 심술을 부리며 머뭇거리던 봄도 그제서야 완연한 모습을 갖춘다.
동백나무숲이 유명한 곳으로는 단연 전북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숲과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숲이 꼽힌다.
동백꽃은 나뭇가지 끝에서 한번 피고 떨어진 뒤에도 땅 위에서 다시금 피어난다. 동백꽃이 나뭇가지에 피어나면서 푸른 잎에 감춰졌을 때보다 오히려 땅 위 떨어졌을 때 한층 아름답다는 여행객들도 많다. 아마도 나뭇가지와 땅에 이어 여행객들의 가슴 속에서도 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사적비 옆 허물어진 행호토성 너머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백련사 동백나무숲 속은 사시사철 푸르고 두터운 잎으로 인해 훤한 대낮에도 고즈넉한 분위기다. 11월부터 동백꽃이 피어서 3월말 만개하면 고즈넉한 숲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그 꽃이 통째로 떨어져 바닥을 수놓으면 처연하다 못해 울컥 눈물을 쏟을만큼 가슴 저미는 감동을 안겨준다.
전남 강진을 두고 흔히 '남도 답사 1번지'라고 부른다. 또 영원한 푸름을 간직한 '청자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허름한 식당 가운데 어디를 가더라도 맛깔스러운 남도 음식이 반겨주는 고장도 강진이다. 이처럼 강진에는 유서 깊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