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주장 20대, 방배초교서 대낮 인질극..제지 없이 학교 출입
2018.04.02 17:41
수정 : 2018.04.02 17:41기사원문
2일 서울 방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양모씨(26)가 방배초등학교 졸업생이라며 졸업증명서를 떼겠다고 학교를 방문, 행정실을 지나 방배초 별관 가온누리터에 있는 교무실을 찾았다.
양씨는 A양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으나 "아이를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학교 관계자들과 대치를 시작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양씨와 2∼3m가량 떨어진 곳에서 대화를 나누며 물을 건네주는 등 사태 해결을 시도하다 빵과 우유를 건네준 뒤 양씨가 틈을 보이자 낮 12시 43분께 곧바로 덮쳐 제압했다. A양은 무사히 풀려났다.
이날 교내 인질극 소식이 알려지자 방배초 학부모 100여명은 학교 앞에 모여 불안해 했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치지는 않았을까 우려하다 피해 학생은 물론, 다른 어린이들도 무사한 것으로 밝혀지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보안관이 절차상 학교를 출입하는 민원인으로부터 신분증을 제출받아 출입기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교측은 "양씨가 젊은데다 졸업생이라고 해 보안관이 그 부분을 놓친 것 같다"며 "평소에는 신분증을 제출받지 않은 적이 없고 이번에 공교롭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학생상담기구인 위(Wee)센터 직원들을 보내 학생 심리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한편 간질증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퇴원해 방배경찰서로 호송된 양씨는 "군대에서 가혹행위 등으로 조현증이 생겼는데도 전역 후 국가보훈처가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며 방배초등학교 졸업생은 아니라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인질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