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흥남철수 선원 없었다면 오늘의 나 없었을 것"
2018.04.05 15:33
수정 : 2018.04.05 16:42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이 흥남철수 생존 승선원이 방한을 앞두고 보내온 편지에 직접 감사와 환영의 뜻을 담은 답장을 보냈다는 사실이 5일 공개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메러디스 빅토리호 항해사로 흥남철수작전 성공에 기여한 벌리 스미스씨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스미스씨는 지난 1월 한국여행 중 문 대통령이나 흥남철수 이야기를 아는 지인을 거제도에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답장에서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짧은 일정임에도 나의 고향 거제도를 방문해 메러디스 빅토리호 기념관을 보신다니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특히 "스미스씨를 비롯해 시맨십(seamanship)을 가진 훌륭한 선원이 없었다면 나의 부모님이 거제도에 오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정상 직접 맞이하지 못하지만 국가보훈처가 자신을 대신해 스미스씨 일행을 맞이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보훈처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UN군 6·25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에 준해 스미스씨 일행의 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미스씨는 6일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찾아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들을 위한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 승선원 중 생존자는 스미스씨를 포함해 3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미 때 생존자 중 한 명인 로버트 루니씨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흥남철수작전은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에서 철수하던 국군과 미군이 피난민 10만여명을 경남 거제로 이송한 작전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흥남에서 출항한 마지막 배로, 12월 23일 군수물자 25만t을 버리고 피난민 약 1만4000명을 태워 거제로 항해해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의 부모님도 이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