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넥슨 강대현 부사장 "장수 게임 비결 빅데이터에 있죠"
2018.04.05 15:13
수정 : 2018.04.05 15:13기사원문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 게임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5일 만난 넥슨 강대현 인텔리전스랩스 총괄(부사장)은 이같은 장수게임의 꾸준한 인기 비결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업데이트라고 강조했다. 강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는 지난해말 개편되면서 140명 규모의 큰 조직으로 확대됐다. 강 부사장은 10년 넘게 넥슨의 게임 서비스를 전담하며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인기 게임들의 라이브 서비스를 책임져오다 이번에 인텔리전스 랩스까지 총괄하게 됐다.
강 부사장은 넥슨에 유독 장수게임들이 많은 비결이 데이터 분석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임이 '메이플스토리'다. 메이플스토리는 2004년 첫 서비스를 시작해 15년째 서비스를 이어오며 넥슨의 '캐시카우'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는 "메이플스토리를 서비스하면서 단순히 최고레벨 확장에만 주력했던 개발진에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규 캐릭터의 중요성을 전달했다"며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 패턴을 분석해보니 최고레벨에 도달한 이용자는 5%에 불과했고 나머지 95%는 캐릭터를 바꿔가며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같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다양한 신규 캐릭터를 선보였고, 이는 메이플스토리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는 촉매제가 됐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온라인게임으로는 최대 기록인 동시 접속자 수 62만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써내려갔다.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게임의 인기에도 데이터 분석이 숨어있었다. 이용자간 대전이 주요 재미 요소인 액션게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강 부사장은 이용자들이 어떤 상대와 대결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그는 "대부분 5대5 승부가 제일 재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5대5 승부가 펼쳐지면 이용자들은 30% 정도만 승리했다고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용자들은 7대3 정도의 승률이 나와야 5대5 정도의 재미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AI 분석을 통해 이탈하는 이용자를 잡아둔 사례도 있다.
그는 AI와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게임 서비스가 게임 흥행을 좌지우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게임 개발 키트(엔진)를 활용한 게임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픽이나 게임 디자인에서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강 부사장은 "결국 어떤 기업이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의 싸움인데, 그 도구가 AI와 빅데이터"라면서 "넥슨이 가진 강점은 오랜 시간 이 분야에 투자해온 만큼 어떤 데이터를 확보해서 분석하면 이용자들도 모르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