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람, 캐디로 근무했던 골프장서 생애 첫승 감격...KPGA 개막전 DB손해보험 우승(종합)

      2018.04.22 15:46   수정 : 2018.04.22 17:22기사원문
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정상에 서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투어 3년차 전가람(23)이 자신이 캐디로 근무했던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서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가람은 22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CC 쁘렝땅·에떼 코스(파72·707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2018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전가람은 2위 그룹의 추격을 3타 차이로 뿌리치고 27경기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전가람은 고3 때인 2013년에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에 합격한 그 해 겨울에는 경비를 벌기 위해 치킨 배달도 했다. 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이하 QT)에서 막차인 공동 61위로 합격하면서 2016년부터 투어에 합류했다. 전가람이 몽베르CC서 캐디로 활동한 시기는 2015년이다.
골프를 치기 싫어 놀고 있던 때에 선배 프로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5개월간 아르바이트 캐디를 하는 동안 이 대회가 몽베르CC로 장소를 옮겨 오면서 골프에 염증을 느껴 '골프를 그만 둘까' 고민했던 전가람에게 엄청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출전 선수들이 멋있다고 생각들어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 대회 기간에는 선수의 백을 매기도 했다. 캐디를 하면서 코스를 많이 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코스가 눈에 익었다는 점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분명 유리했다. 한 달에 300만원 가량 번 돈으로 한 달간 연습을 한 뒤 QT에 응시했고 곧장 합격했다. 이래저래 이 대회는 전가람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

전가람은 작년 이 대회에서 모자 전면에 '연천군'을 달고 나와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집이 포천시지만 백부 전우현씨가 골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연천군의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대회서도 모자는 아니지만 오른쪽 가슴에 연천군 로고를 달고 나왔다. 그런 이유로 전가람은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 속에서 거침없는 샷을 날렸다.

1타차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전가람은 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향한 진군을 했다. 5번홀(파4)에서 한 타를 더 줄인 전가람은 6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전가람은 후반 들어서도 불꽃타를 날렸다. 11번(파4), 1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위 그룹과의 간격을 더욱 벌린 전가람은 13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짧아 보기를 범한 것이 옥의 티였으나 대세에는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못했다.

전가람은 "코스가 잘 맞아 편안하게 쳤다. 코스가 눈에 익는다"며 "연천군민들이 많이 나와 큰 힘이 됐다"면서 "아르바이트 캐디를 하면서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하면서 18번홀 그린에 올라올 때 어떤 기분일까' 상상을 했는데 그꿈을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가람은 이어 "어려서부터 혼자서 골프를 해서인지 어프로치가 약하다"며 "어프로치를 더욱 보완해서 다승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박효원(31·박승철헤어스튜디오)이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2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효원은 11번홀까지 8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나서며 생애 첫승 기대를 부풀렸으나 12번홀에서 세 번째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OB가 나는 바람에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효원은 2015년 대회서도 연장전에서 허인회(31·스릭슨)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김용희 전 감독의 아들인 김재호(36)가 1타를 줄여 이날만 6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김우현(27·바이네르)과 함께 공동 3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에 입상했다. 통산 1승을 거두고 있는 이태희(34·OK저축은행)도 5언더파 67타를 쳐 노장 김성용(42) 등과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던 김태훈(33)은 무려 9타를 잃고 공동 39위(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부진했다.

한편 올해 대회에는 총 1448개의 버디가 쏟아져 나와 주최측인 DB손해보험이 사랑의 버디샷 기금으로 7240만원을 기탁하게 됐다. 2012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버디샷 기금은 출전 선수들이 버디를 잡을 때마다 5만원씩 주최측이 적립한다.
올해까지 7년간 적립된 기금 4억5423만원은 삼척시 남양동 가스화재폭발 지원, 강원도 저소득층 다문화 가족 지원,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지원, 어린이재단 보육비 등 지원, 어린이재단 교통사고 피해아동 지원 활동에 사용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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