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퇴직연금, AI로 지킨다
2018.04.22 17:04
수정 : 2018.04.22 17:04기사원문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고민이라면 로보어드바이저를 추천할 만하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보(robo)와 자문(advisor)의 합성어로, 로봇이 투자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사실상 방치돼 있는 연금자산 운용에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 연금시장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진한 상황이다.
2017년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DC) 가입자 중 8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치중해 있고,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포트폴리오를 한 번도 변경하지 않았다. 이는 호주의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약 9%인데 비해 우리나라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평균 1.58%에 그치는 원인으로 꼽힌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미달하면, 연금 수령 시 퇴직금의 가치는 납입한 당시보다 낮아질 위험이 있다.
이런 만큼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은 2010~2016년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50%에 달한다. 2016년 기준 3000억달러(약 330조원)의 시장규모에 운용업체는 150여개나 된다.
일본, 중국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로 퇴직연금운용 시장에 뛰어들고 중국도 2016년 RA 수익률이 대부분의 지수수익률을 웃돌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우리나라 금투업계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출시해 운용하고 있는 만큼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현대차투자증권은 2017년 7월 현대차투자증권의 자문과 파운트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중 트러스톤백년대계자산배분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투자자문사인 파운트투자자문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운용을 맡는다. 두 업체는 지난해 4월에도 IBK기업은행과 손을 잡고 '트러스톤로보기은센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이 상품은 파운트투자자문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지만 트러스톤운용의 담당 매니저 의견에 따라 투자비중이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파운트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또 한번 펀드 상품에 도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트투자자문은 테스트베드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알고리즘을 상품에 적용하고 있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채혼-재간접)의 경우 쿼터백투자자문의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스로 데이터조합을 익히고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 전체 글로벌시장의 포트폴리오 투자와 포트폴리오 자동변경이 가능하다.
주로 미국시장에 상장된 ETF를 활용한다. 필요에 따라 유럽,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 다양한 지역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선정한다. 쿼터백투자자문의 자문을 통해 경제, 자산시장, 정치 및 정책 등 투자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분산투자가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타 해외주식형 펀드 및 해외 ETF 대비 저렴한 보수로 투자가 가능하다.
현대차투자증권을 포함, 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에서 퇴직연금 라인업 펀드로 판매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대신로보어드바이저 자산배분 성과보수 증권투자신탁1'의 개인연금, 퇴직연금 클래스를 신설하고 대신증권을 통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라인업을 해외 투자 등으로 확장할 구상도 갖고 있다.
NH투자증권은 5월 중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개인연금 상품 출시에 이어 올해 안에 퇴직연금 상품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는 "퇴직연금을 효과적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과 체계적 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면서 "지난 2010년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원리금 보장상품에만 투자하는 가입자들에게 투자교육을 실시한 후 원금 보장상품의 운용비율이 50%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퇴직연금을 스스로 투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