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책 연출에 안숙선 작창.. 두 거장이 만든 ‘심청 그대로의 심청’
2018.04.23 16:55
수정 : 2018.04.23 16:55기사원문
5대 고전 판소리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국립창극단의 마지막 작품 '심청가'가 드디어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은 2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신작 '심청가'를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이 2012년부터 고전 판소리를 동시대적 창극으로 재탄생시키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 마지막 프로젝트다.
이번 '심청가'의 대본과 연출은 거장 연출가 손진책(71)이 맡았다. 그는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극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일관되게 추구해온 연출가다. 손진책은 국립극장에서 대형 기획공연 마당놀이 시리즈 및 국가브랜드공연 '화선 김홍도' 등 다수의 창극.음악극을 연출하며 한국식 연극인 가무악극의 개척과 대중화에 일생을 바쳐왔다. 손진책은 "국립창극단이 김성녀 예술감독 취임 이후 서구 리얼리즘에 판소리가 가미된 현대적 창극을 선보여왔다면 나는 판소리 위주의 창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는 명창 안숙선(69)이 작창과 도창을 책임진다. 수많은 창극의 작창을 맡아온 안숙선은 소리꾼으로는 드물게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완창한 대명창이다.
원작이 되는 '심청가'는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힘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에서도 비장한 내용이 많고 '춘향가'와 함께 가장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손진책은 판소리 '심청가'의 사설을 30년 넘게 연구했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수차례 제작해왔다. '심청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그는 안숙선 명창과 함께 5시간이 넘는 원작을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여 분량의 대본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마쳤다. "원작이 주는 감동을 오늘날 관객에게 더욱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 손진책 연출과 안숙선 명창의 포부다.
한편 심청 역에는 이소연과 민은경이 캐스팅됐다. '어린 심청'으로 민은경이 먼저 무대에 오르고 이후 '황후 심청' 역으로 이소연이 나선다. 도창에는 유수정, 뺑덕 역은 김금미가 맡았다. '국악 신동' 유태평양은 심봉사 역으로 발탁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