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공급 과잉 해소 정부, '쌀값 안정 대책' 시작부터 삐걱... 쌀생산조정제 목표 대비 74%
2018.04.25 10:32
수정 : 2018.04.25 10:32기사원문
문재인 정부가 쌀 공급 과잉 문제 해소를 위해 도입한 '쌀 생산 조정제'가 농가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정부의 쌀값 안정 대책이 삐걱대면서 지난해 간신히 끌어올린 쌀 값이 다시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책의 추진동력도 잃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마감한 '2018년도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 신청규모는 3만3000ha다. 타작목재배 정책사업(약 4000ha)까지 포함하면 총 3만7000ha다. 가집계한 수치이긴 하지만 정부가 당초 신청 목표로 삼은 5만ha의 74% 수준이다. 최종 신청 결과는 5월 중순께 확정될 예정이다.
쌀 생산 조정제는 벼를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3년간(2015~2017년) 국내 연평균 쌀 생산량은 417만t으로 적정 수요량인 370만t을 넘어서면서 쌀 공급 과잉을 막기위한 목적이다.
신청규모에서 확인할 수 있듯, 농가들이 쌀 생산조정제 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당초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신청 초기 부터 제기됐다. 사업 참여 신청 기한은 2월말 이였는데 신청이 저조하자 지난 20일로 연장하기도 했다. 벼농사 대신 콩, 조사료 등 다른 작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고, 벼 수확만큼 소득 보전을 장담할 수 어렵다는 불안감 등이 신청을 주저한 이유로 꼽힌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사업 참여 농가가 생산한 콩(계획면적 1만5000ha)을 전량 수매(5만5000t)하고, 수매단가도 ㎏당 4100원에서 4200원으로 추가로 인상하는 등 유인책을 썼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정부가 지난해 수확기 기준 사상 최대 물량을 매입해 쌀 값을 올렸던 점 역시 '올해도 쌀 값이 오를 것'이라는 잘못된 희망을 농민들에게 준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10월5일 기준(80kg) 산지 쌀값은 15만892원에서 12월5일 15만4968원으로 오른데 이어 지난 15일 17만1900원까지 급등했다.
농식품부는 다만, 신청 목표에는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쌀 공급 과잉 문제 해소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까지 가집계된 실적 등을 기준(3만7000ha)으로 평년작(10a당 529kg 생산)을 가정할 경우, 올해 약 20만t의 쌀을 사전에 시장에서 격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공비축미 물량의 56%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논 타작물 생산-유통 지원 등 후속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