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대기업 4곳 지정…국내 스타트업 롤모델
2018.05.01 14:41
수정 : 2018.05.01 15:08기사원문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 동일인(실질적 총수) 지정에 따른 각종 규제가 뒤따르지만, 또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우상이기도 하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넷마블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기업공개에 따른 신규 자산 유입으로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긴 결과다. 기업 동일인에는 넷마블 최대주주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24.4%)이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넥슨까지 인터넷과 게임업계에는 총 4곳이 대기업집단에 올랐다.
넷마블은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CJ그룹에 매각됐다가 2014년 분리, 독립했다. 이 시기 넷마블은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모바일게임 한 우물을 파는데 집중했고 차곡차곡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모바일게임 '다함께차차차'를 시작으로 '마구마구', '몬스터길들이기'를 연이어 흥행시키고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까지 내놓는 신작마다 성공을 거뒀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출시 한 달만에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4248억원을 기록하며 넥슨을 제치고 국내 게임사 1위로 올라섰다. 현재 넷마블은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2·4분기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은 이후 꾸준히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넷마블은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되면서 공시의무와 주식소유현황 신고의무가 부과되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이 금지된다. 총수 본인과 육촌 이내 친인척이 회사와 거래한 내역도 공시 의무대상이다.
인터넷·게임업계에 총 4곳의 대기업집단이 생기면서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과 게임업계의 특성상 이른바 재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업을 진행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에게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이 롤 모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벤처기업 수는 3만3360개에 이른다. 이들은 제2의 이해진, 김범수, 김정주, 방준혁을 꿈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은 모두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기반으로 성장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자수성가한 총수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