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예상수명 넘긴 의료사고 환자 치료비, 병원이 계속 부담해야"
2018.05.14 07:58
수정 : 2018.05.14 08:03기사원문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충남대병원이 식물인간 환자 김모씨와 그 가족들을 상대로 낸 치료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여전히 병원 소속 의료진의 과실로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데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4년 충남대병원에서 수술 중 의료진 과실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김씨 가족이 낸 1차 의료소송에서 법원은 김씨의 남은 수명을 2004년 4월까지로 보고 향후 치료비와 병간호비, 위자료 등을 계산해 병원이 책임지라고 판결했다.
김씨가 2004년 4월 이후에도 생존하자 김씨 가족은 2차 의료소송을 냈고 법원은 김씨의 수명을 2012년 6월로 다시 계산한 뒤 치료비 등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김씨가 2012년 6월을 넘겨 생존하자 김씨 가족이 3차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향후 치료비를 추가로 보상하는 것은 2차 소송의 판결효력에 위배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에 따라 치료비와 병간호비 등을 지급한 병원은 법원이 인정한 기간 이후의 치료비는 환자 측이 책임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판결로)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가 모두 보상됐다고 평가됐는데도 병원이 이후 치료비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면 환자는 이중으로 손해를 배상받게 된다"며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료사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손해보상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에 불과하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