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톤스 4년만에 새앨범… "긴 여행 마치고 돌아온 기분이에요"

      2018.05.14 17:13   수정 : 2018.05.14 17:13기사원문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잖아요. 어딘가를 향해서 갈 때 느껴지는 색다른 기분. 학창시절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터미널에 가서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갔다 했거든요.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번 앨범에서는 무엇이 있을지 알지 못한채 떠나는 설레임과 기대를 담았어요."(페퍼톤스 신재평)

2인조 모던록 그룹 페퍼톤스(사진)가 4년만에 정규앨범 6집 '롱 웨이'를 들고 돌아왔다. 2014년 8월에 발표한 정규 5집 '하이파이브' 이후로 꽤 오랜만이다. 대중에게는 케이블 방송 tvN의 '문제적 남자'에 출연하는 카이스트 출신 수재 2인조 가수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04년 미니 음반 '어 프리뷰'로 데뷔한 이래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각종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해 오고 있는 내공 15년차 밴드다.

소속사인 안테나뮤직의 유희열 대표가 페퍼톤스가 인디뮤직에서 활동하던 초창기 '손수건 왕자'라는 닉네임으로 팬클럽 활동을 했을 만큼 이들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은 엄지를 척하고 내민다.

그러니 꽤 오랜만에 들고온 정규 앨범이 팬들의 입장에서는 참 반갑다. 멤버 이장원은 "그 사이 공연도 하고 방송도 꾸준히 해오긴 했는데 어느 순간 저희가 너무 오래된 노래만 들려주고 있단 느낌이 들어서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며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새로운 앨범을 내기까지 공백이 길어지게 된 것에 대해 신재평은 "우리는 기간을 정해 놓고 앨범을 만들기 보다 시간과 공을 들이는 편"이라며 "5집을 냈을 당시 하고 싶었던 걸 다 쏟아낸 느낌이어서 빈 그릇을 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전작과 달리 다양한 악기 세션을 사용해 풍성한 사운드를 내고자 했다.
5집에서는 일부러 간단한 구성으로 단출한 느낌의 음악을 했다면 이번에는 관악기와 오르간을 써서 빽빽하게 채운듯한 느낌을 줬다. "지겹지 않은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는 신재평은 "음악에 있어서 나름 다양한 실험을 해봤는데 이번에는 중간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롱 웨이'는 서사적 특성이 강하고 명확한 8개의 트랙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엮었다. 과거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것과 달리 가사를 보면 마치 하나하나가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노래 속에서 페퍼톤스는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이가 되기도 하고 카우보이, 도망자, 뱃사람이 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어딘가를 향해 가거나 돌아오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는 실제로 여행을 떠났을 때 메모하면서 작사를 하기도 했어요. 5번 트랙의 '카메라'가 미국으로 안테나 식구들이 공연 갔을 때 적은거죠. 2번 트랙 '카우보이의 바다'는 미국 서부에서 얼개를 잡았고요."

타이틀곡인 '긴 여행의 끝'은 그들의 히트곡인 '행운을 빌어요'라는 곡의 뒷얘기와 같은 노래다.
신재평은 "당시엔 염두에 둔 건 아닌데 오랜만에 저희가 돌아오는 것이기도 해서 '행운을 빌어요'의 구절을 빌어서 썼다"며 "'행운을 빌어요'에서 떠났던 사람이 이제 돌아오는 가운데의 설레임을 담은 곡"이라고 밝혔다.

페퍼톤스는 신보 발매를 기념해 다음달 9일과 10일 서울 한강진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장원은 "처음부터 페퍼톤스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노래를 하고자 했다"며 "이번 앨범과 공연을 통해서도 함께 기쁨을 나누고 음악을 통해 응원의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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