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구역 재개발 시장 뜨거운 감자로

      2018.05.14 17:15   수정 : 2018.05.14 21:27기사원문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9구역이 상반기 재개발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시공사 수주에 나선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고, 국토교통부는 "관련 규정에 위배소지가 있다"며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흑석9구역의 가치 이외에 건설사 간 자존심 대결이 과열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 "제안서 변경 없어" vs. 롯데 "검토중"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어 GS건설과 롯데건설 중에 시공사를 선정키로 했다. 앞서 17일에는 두 건설사가 참여하는 합동설명회가 열린다.

GS건설은 제안서를 통해 조합원 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50% 이하로 책정하겠다고 제시했다. 롯데건설은 확정이익금 3억원을 보장하고, 3000만원을 선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시공과 관련없는 사항에 대해 금전적 지원 등의 제안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들어 시정을 지시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관할 동작구청은 관련 공문을 조합에 내려보냈다. 제안서를 수정하려면 대의원 회의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의 공문에 대해 GS건설 측은 "제안서에 금전적인 보상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없다"면서 "경쟁사가 이익금을 보장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제안서를 변경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국토부 지침에 대해 무상방향 등 여러가지 사항을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흑석9구역은 흑석뉴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사업지로 공사비는 3742억원이며, 대여금 700억원을 포함해 총 444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하 7층~지상 25층, 21개동으로 1536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건설사 간 경쟁이 수주전에 불붙여

전문가들은 흑석9구역 시공사 수주전이 강남 노른자위 사업장을 방불케 한다고 평가했다. 흑석뉴타운이 준강남권으로 인식되면서 가치가 높아지긴 했지만 현재의 수주전은 예상보다 뜨겁다는 설명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GS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해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에서 연이어 맞붙었고, 흑석9구역에서 세 번째로 경쟁을 별이고 있다"면서 "양측이 계속 만나다보니 공격적인 제안이 나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성크로바는 롯데건설, 한신4지구는 GS건설이 각각 수주해 흑석9구역은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사업이 된다.


흑석뉴타운을 기반으로 다음 차례인 노량진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흑석뉴타운에 몇몇 사업지가 남아 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노량진이 다음 순서"라며 "흑석에서 포석을 다지고, 노량진으로 넘어가려는 의미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점도 양측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