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규모 작지만 신뢰 얻어낸 中증시.. 350억弗 빨아들일듯

      2018.05.14 17:30   수정 : 2018.05.14 20:49기사원문

중국 내국인 전용 주식(A주)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중국 안팎의 관심이 증시에 쏟아지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비록 이번에 포함되는 A주 비중이 전체에 비해 미미하다고 하나 중국 A주 시장이 지수 편입으로 신용을 얻은 만큼 향후 35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 자본이 중국으로 밀려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상하이 및 선전 우량주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14일 0.96% 상승했으며 홍콩 항셍지수 역시 1.15% 올랐다.

미국 MSCI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될 A주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적 신뢰 얻어낸 중국증시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지난해 6월 발표에서 중국 A주 가운데 대형주들을 MSCI 신흥시장 지수 계산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포함되는 종목은 235개로, 최종 목록은 14일 확정된다. MSCI는 우선 목록에 있는 A주들의 시가총액 가운데 5%만 지수에 반영할 예정이며 6월과 오는 9월에 있는 정기 변경에 각각 2.5%씩 산출과정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5% 반영이 종료되면 전체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A주 비중은 약 0.7%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0.7%가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삭소캐피털마켓 호주 지부의 엘레노어 크레그 시장전략가는 "A주 편입은 중국 금융시장이 보다 자유롭게 변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동시에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뛰는 진정한 선수가 됐다는 상징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MCSI 신흥시장 지수는 24개 신흥시장 증시를 추적해 종합적 증시 흐름을 산출하는 지수다. 특정 증시가 해당 지수에 포함된다는 것은 국제적 수준의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MSCI 지수는 대부분의 국제 금융펀드의 투자지표로 쓰인다. 세계 100대 자산운용사의 상당수와 헤지펀드, 투자은행들이 해당 지수를 따라서 움직이는 지수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으며 MSCI 지수를 따르는 글로벌 투자자금만 약 11조달러로 추정된다. A주가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다면 해당 지수를 따르는 수많은 외국 투자펀드들이 A주를 사기 위해 몰려들 수밖에 없다. 크레그 전략가는 이번 편입으로 중국 증시에 17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며 향후 몇 년 안에 유입 규모가 350억달러(약 37조원)로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불안요소 여전, 옥석 가려야

다만 A주 시장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5년 중국 증시 폭락사태 당시 상장주 절반 이상의 거래를 정지시켰던 중국 정부는 지금도 거래정지 조치를 남발하고 있다.

동시에 A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열기도 미지근한 상황이다. 중국은 2014년과 2016년에 각각 상하이·선전 증시를 교차매매를 통해 홍콩 증시와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 제도를 도입해 외국인들의 A주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인베스트먼트테크놀러지그룹(ITG)에 따르면 최근 5년간 ITG가 추적한 비중국 기관투자자 200곳 가운데 A주 거래에 나선 기업들은 70곳에 불과했다. 홍콩거래소에 의하면 현재 선강퉁을 이용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A주는 상하이국제공항공사(31.9%)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점차 소비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소비재 관련기업에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증시가 현재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홍콩 투자사인 마르코폴로 퓨어 자산운용의 아론 보에스키 사장은 MSCI의 조치가 외국 기관투자자들에 중국 본토에 진입해도 된다는 신호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수영하기 안전한 물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증권가에서는 중국 증시로 외국 자금이 몰려들 경우 한국 증시 내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탈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숫자는 다양하지만 국제 지수관련 펀드 규모를 감안했을 때 대부분 최소 3000억원 이상이 이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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