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괴물루키, 기묘한 ‘닮은꼴 인연’

      2018.05.14 17:36   수정 : 2018.05.14 17:36기사원문


강백호(19.kt 위즈)와 기요미야 고타로(19.니폰햄 파이터즈)는 여러모로 닮았다. 우선 한.일 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야구 신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둘 다 고교시절 이미 최고의 스타였다.

강백호는 투타에 모두 능한 이른바 '투웨이(two way)' 선수로, 기요미야는 연습경기 포함 111개의 홈런을 때린 강타자로 명성을 얻었다. 포지션도 좌익수 또는 지명타자로 같다. 기요미야의 경우 1루수도 맡아 보지만.

프로 진출 이후엔 강렬한 첫 타석, 외국인 투수로부터 첫 홈런을 뽑아낸 점, 초반 7경기의 놀라운 활약, 그리고 이후의 부진에 이르기까지 판에 박은 듯 닮은꼴이다. 신체조건도 비슷하다. 강백호는 184㎝ 98㎏, 기요미야는 184㎝ 102㎏이다.
똑같은 우투좌타. 이 둘의 한 달 남짓 프로야구 흔적을 살펴본다.

강백호는 지난 3월 24일 프로야구 개막전서 8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기요미야는 5월 2일 라쿠텐전서 6번 지명타자로 첫 출전. 강백호는 3회 첫 타석서 KIA 선발 헥터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기요미야는 일본 국가대표팀 투수 키시 다카유키(라쿠텐)로부터 첫 타석서 중견수 뒷편 펜스를 직접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트렸다. 헥터는 지난해 20승 투수이고, 키시는 13일 현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60)에 올라 있다.

기요미야는 9일 오릭스전서 5번 1루수로 기용됐다. 0-0으로 비긴 2회초 상대 선발 브랜든 딕슨을 두들겨 우월 아치를 그려냈다. 프로 첫 홈런이었다. 팀은 8-2로 대승했다. 그날 강백호는 삼성전서 3-4로 뒤진 8회말 대타로 기용됐다. 2루타로 출루해 4-4 동점을 이루는 데 공을 세웠다.

기요미야는 첫 7경기서 25타수 7안타로 2할8푼의 좋은 활약을 보였다. '타고투저'의 국내 프로야구와 달리 일본은 오히려 '투고타저'라는 점을 감안하면 뛰어난 성적이었다. 강백호는 첫 7경기서 27타수 10안타, 3할7푼의 고감도 방망이를 선보였다. 홈런만 4개. kt팬들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슬금슬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 한 달간 83타수 19안타로 2할2푼9리. 24경기서 홈런은 단 한 개. 그나마 4월 11일 NC전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5월 들어서는 13일 현재 2할6푼9리로 회복 중이다. 담장을 넘기는 강렬한 홈런 타구는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요미야 역시 약속이나 한 듯 첫 7경기 이후 부진에 빠졌다. 9일 경기서는 5번 타순에 기용될 만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0일 오릭스전 4타수 무안타, 11일 소프트뱅크전 4타수 무안타, 12일 4타수 무안타, 13일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어느새 1할7푼5리로 떨어졌다.

기요미야는 럭비 선수 출신 아버지와 골프 선수 출신 어머니를 두었다. 아버지의 체력과 어머니의 손 감각을 물려받았다. 타석에서 전혀 위축됨이 없는 씩씩한 점은 강백호와 판박이다.
우투좌타로 '레그 킥' 동작까지 닮았다.

강백호는 5월 들어 두 차례 멀티히트 경기를 치르며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비온 뒤에 땅은 오히려 굳어지는 법. 2020년 도쿄올림픽서 이 둘의 첫 맞대결을 기대해 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