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은 순비기나무로 탈모·중풍 예방했어요"

      2018.05.15 17:06   수정 : 2018.05.15 17:06기사원문
지혈제로 사용되는 참갑오징어의 뼈, 비누 대신 쓸 수 있는 곰피, 탈모 치료용 순비기나무 열매 '만형자'(蔓荊子). 전라남도 선조들의 생물자원을 활용한 전통지혜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처럼 바닷가 생물자원을 생활 여러 곳에서 써왔던 전남 섬 지역의 전통지식 2600여건을 발굴해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 책자를 펴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전라남도 신안.진도.완도군 지역 105개 마을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80.9세 어르신 300여명과 면담을 통해 생물자원 386종의 전통지식 2600여건을 발굴했다.

책자엔 참갑오징어 뼈(갑)를 갈아 지혈제로 사용하거나 미역과 비슷한 해조류인 곰피로 빨래비누를 대신한 지식이 담겼다.



생물자원관은 "참갑오징어 뼈에 있는 탄산칼슘이 산소와 만나 열을 만들면서 혈액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이라며 "공피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당이나 지질과 같은 천연 성분이 많아 비누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도초.비금면, 진도군 도조.임회면, 완도군 보길.소안.청산면 등 해안지역에선 벼멸구를 퇴치할 때 고래의 한 종인 상괭이의 기름을 사용했으며 산후조리에 즐겨 먹던 미역국에 소고기 대신 생선 조피볼락을 넣었다.

또 완도군과 진도군의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순비기나무의 줄기와 잎을 삶아 그 물로 두드러기 등 피부질환을 치료했다.


조선 선조 때의 의학서인 '의림촬요(醫林撮要)'에도 순비기나무 열매인 만형자(蔓荊子)를 탈모 치료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책자는 구전 전통지식뿐만 아니라 생물의 사진, 일반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도 담았다.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는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서 볼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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