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트럼프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 '비핵화' 마지막 중재외교

      2018.05.18 17:56   수정 : 2018.05.18 17:56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을 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약 20일 남겨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및 보상방안에 대해 한·미 간 담판을 짓는 사실상 마지막 중재외교다.

청와대는 18일 양국의 통역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단둘이 만나는 단독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폼페이오'식 해법에 기우나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선 협상 노선을 막판 정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으로선 리비아식 해법(선 핵폐기, 후 보상.관계정상화)을 제시한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신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을 진행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차례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협의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만족한 합의를 봤다"는 반응까지 끌어낸 상태다. 이후 볼턴 보좌관이 미 언론을 통해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판이 흔들렸다.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면 이후에 보상과 관계정상화 조치가 이뤄진다는 리비아 모델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수용을 거부한 비핵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발표한 건 볼턴 대신 폼페이오의 손을 들어줬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산업화에 성공한 '한국모델'을 언급하며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남아 나라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매우 잘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체제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시사했다.

■文대통령 '역지사지' 꺼내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리비아 모델을 부인함에 따라 내주 초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를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도 한고비 넘기게 됐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머무는 시간은 대략 24시간(1박4일)이다. 이번 회담은 한반도 명운을 가를 북.미 회담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 없는 정상 간 단독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방안뿐만 아니라 북한 경제 지원 및 투자 등에 대한 방안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꺼낼 카드는 '역지사지'일 것으로 보인다. 역지사지는 지난해 한.중 간 사드 갈등을 풀 때 중국 측에 제시했던 키워드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17일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존중'의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를 두고 한마디로 '역지사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교감'이란 단어를 썼다. 그는 "남북 정상 간 가야할 길에 대해 교감이 돼있기 때문에 그런 교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직접 전달되는 게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 굉장히 긴요하다"고 말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정상이 그동안 빈번하게 전화통화로 긴밀히 소통했던 것을 넘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중점적이고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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