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다양성을 더하다' 해리-마클 '세기의 결혼'

      2018.05.20 16:09   수정 : 2018.05.20 16:09기사원문
영국 해리 왕자(33)와 미국 헐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36)이 19일(현지시간)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공식적으로 부부가 됐다. 이혼 경력을 가진 흑백 혼혈 미국인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왕자의 만남으로 처음부터 파격이었던 이들 커플은 결혼식도 영국 왕실의 관례를 깨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치르며 전세계 시선을 사로잡았다.

먼저 신부의 결혼식 입장 형식부터 파격이었다.

마클은 에스코트 없이 혼자 식장에 입장했으며 중간에 시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의 팔짱을 끼고 신랑을 향해 함께 걸었다. 마클의 아버지는 파파라치 사진 판매 논란과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결혼식에 불참했다.

인종 다양성도 돋보였다. 흑인 미국 성공회 주교가 결혼식 주례를 맡았으며 흑인 첼리스트 공연과 흑인 위주로 편성된 합창단의 축가가 진행됐다. 이날 결혼식 설교를 맡은 마이클 커리 신부는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성공회(영국국교회) 주교에 오른 인물로 미국에서 동성애자 보호와 흑인 인권 증진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커리 주교는 미국 흑인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사랑과 구원에 관한 말을 인용하며 미국적이면서도 흑인 기독교 전통에 기반한 정열적인 설교를 전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지던 전통 왕실웨딩과 차별화했다.

커리 주교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흑인 위주로 편성된 합창단이 미국 소울 음악의 스탠더드 격인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를 불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마클의 동료 배우인 이드리스 엘바,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등 흑인들이 대거 결혼식에 초청되면서 하객들도 이전 왕실 결혼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영국 여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은 물론 헐리우드와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들 약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정치인들은 초청되지 않았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디자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식 반지는 런던의 보석업체인 '클리브 앤 컴퍼니'가 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로열웨딩은 화려한 영국 왕실 행사에 현대적인 분위기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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