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경영수업… 제조·판매·해외·지방 두루 경험

      2018.05.20 17:28   수정 : 2018.05.20 20:50기사원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의 '키'는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맡게 된다. 구 상무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구자경 명예회장, 고 구본무 회장이 이어 4번째로 사실상 LG그룹을 이끄는 자리에 오르게 됐다. 구 상무는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지만 구 회장이 외아들을 잃은 후 2004년 양자로 입적하며 그룹 경영권 후계자가 됐다.

서울 경복초교, 영동고교를 거쳐 미국 로체스터공대를 졸업했다. 입양 2년 뒤인 지난 2006년 구 상무는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중도에 본인의 전공분야인 정보기술(IT) 실무를 익히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 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으로 옮겨 1년간 근무했다.

스타트업 근무 이후엔 미국 뉴저지법인, TV·오디오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쳤다. 경영수업 과정에서 제조와 판매 현장, 해외와 지방 등을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4년엔 지주사인 ㈜LG 경영전략팀 상무로 승진해 그룹의 주력사업·미래사업을 챙겼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그룹 경영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는 기회를 가졌다는 평가다.

올해부터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B2B사업본부의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을 맡았다. 지난 2월에는 ID사업부를 이끌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국제전시회 'ISE 2018'에 참가해 현장에서 뛰기도 했다.

구 상무에 대한 LG그룹 내부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겸손과 소탈'이다. 동료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 등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무에서는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는 평가가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선 그동안 가시적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직 40세의 젊은 나이로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구 상무는 앞으로 LG그룹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그룹 경영에 나서면서 그룹 차원의 경영 방향이나 미래먹거리 발굴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 상업용 광고판 사업을 비롯해 최근 급속히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도 미래 사업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구 상무는 미국 유학 중 식품원료기업인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인 정효정씨를 만나 지난 2009년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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