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과 ‘공작’, 강동원·유태오까지 화려한 발자취 (종합)
2018.05.21 09:04
수정 : 2018.05.21 09:04기사원문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광은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돌아갔다. 기대를 모았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아쉽게도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버닝', '공작' 등의 작품과 한국 배우들은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12일 동안 열렸던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작품들과 배우, 관계자들,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으로 남았다.황금종려상을 받은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그간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칸 경쟁 부문에 5번째 진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는 올해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영화 공개 후 높은 평점을 받았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황금 종려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 최초로 국제 비평가 연맹상을 받았다. 이에 이창동 감독은 시상식에서 "'버닝'은 있는 것과 없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탐색하는 미스터리"라며 "여러분이 그 미스터리를 가슴으로 안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번외상인 벌칸상을 받았다.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윤종빈 감독은 2006년 '용서 받지 못한 자' 이후 '공작'으로 12년 만에 칸 영화제에 재입성하며 더욱 값진 시간을 가졌다.'공작'을 관람한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제의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웰메이드 영화"라며 "강렬하면서도 대단한 영화"라고 칭찬했다.특히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작품 뿐만 아니라 한국 배우들의 행보가 시선을 끌었다.스티븐연과 전종서, 그리고 유아인은 작품 공개 전부터 다양한 이슈들로 국내외에서 화두의 중심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버닝'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찬사를 받았다. 외신들도 "세 배우의 연기가 완벽했다"고 호평을 이어갔다.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 유태오는 러시아 영화 '레토(LETO)'의 주인공으로 무려 경쟁 부문에 진출,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LA' 프로모션 중이던 강동원은 개막식 VIP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는 쥬얼리 브랜드 프로모션을 위해 칸의 초청을 받아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갈라 스크리닝에 참석하며 반가움을 더했다. 이밖에도 20대 신예감독 김철휘 감독이 연출한 단편 ‘모범시민’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됐고, 단편 필름 라이브러리 쇼트 필름 코너에 조현준 감독의 ‘시계’ 등 한국영화 37편이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다.이밖에도 심사위원 대상은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에 돌아갔다. 1978년 백인우월주의 집단 '쿠클럭스클랜(KKK)'에 잠복해 비밀 정보를 수집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 실화를 그린 영화다.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출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이 수상했다. 빈민가에 사는 12살 소년 자인을 통해 무방비로 노출된 거리 아이들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감독상을 받은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은 1950년대 냉전 시기에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사람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콜드워'로 호평을 받았다.이어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출신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독의 '아이카'에 출연한 사말 예슬리야모바가 받았다. '아이카'는 직업도 없고, 지낼 방조차 없는 주인공 아이카가 출산을 하면서 겪는 이야기다.각본상은 이탈리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자로 펠리체'와 이란 자파르 파히니 감독의 '쓰리 페이시스'가 공동 수상했다.
또한 장뤼크 고다르의 '이미지의 책'에 특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7일 국내 개봉,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