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개헌안 투표불성립, 매우 안타깝고 유감"

청와대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정부 개헌안이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으로 선언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은 예고한 대로 본회의에 불참했다. 투표에 참여한 의원은 개헌안 가결 의결정족수(192명)에 한 참 못미치는 114명에 불과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투표하신 의원 수가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며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어 "야당 의원들은 위헌 상태인 국민투표법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데 이어 개헌안 표결이라는 헌법적 절차마저 참여하지 않았다"며 "헌법이 부과한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야당을 거듭 비판했다. 또 "개헌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앞으로 새로운 개헌동력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정부는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취지가 국정운영에 반영되도록 힘쓰겠다"며 "법과 제도, 예산으로 개헌의 정신을 살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국회는 '투표 불성립'이 된 개헌안의 철회 여부를 놓고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일로 여태까지 이런 사례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재상정해서 표결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못한 못한 미료 상태로 20대 국회 마지막까지 계류되는 것인지 헌법 학자들간 유권해석이 엇갈린다"고 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내부에선 개헌안 철회가 실익이 없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개헌안을 철회할 경우, 대통령이 철회 공문을 국회 사무처 입법차장에게 보내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e-mail]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