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해항도시 문화생성.변화 연구.. 인문학 새 영역 개척
2018.05.28 18:03
수정 : 2018.05.28 18:03기사원문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은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해항도시 문화교섭'이라는 연구 아젠다로 학문의 경계를 넘어 인문학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2008년 지금의 정문수 교수가 소장을 맡으면서 선임자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당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한국(HK)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08년 11월 1일부터 올해 8월 30일까지 국고 약 100억원, 대응자금 약 34억 원 등 총 140억원 재원으로 '해항도시 문화교섭학(Cultural Interaction Studies of Seaport Cities)'이라는 연구 아젠다를 수행 중이다.
HK사업은 '세계와 미래를 향한 창조의 원동력'인 인문학을 장기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유사 이래 최대 인문학 지원 프로젝트로 꼽힌 2008년 HK사업에 공모해 16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돼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HK사업 수행으로 전임 연구원 1명에서 전임 연구인력 17명으로 늘어난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1년간의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의 단계를 거친 뒤 2010년부터 '해항도시 문화교섭학' 연구 성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연구소 협력기관으로는 국내에서 경상북도 코리아실크로드 프로젝트 추진본부, KBS부산총국, (사)한국해양산업협회,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부산외국어대 지중해지역원, 부산외국어대 중남미지역원, 부산외국어대 동남아지역원,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등이다.
해외에서는 고베대학 해항도시연구센터, 나가사키대학 다문화사회학부, 중국해양대학 해양발전연구원, 중국 청도시 당안관, 상해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중국 중산대학 아태연구원, 중국 하문대학 역사연구소, 대련대학 한국학연구원, 대만 중앙연구원 인문사회과학연구중심, 뤼베크 신한자 사무국, 러시아해양주립대학 국제해양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KIST Europe) 등이 포함된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14년 9월 한국해양대 학생, 승무원 180명과 경상북도가 선발한 국내 11개 대학생 청년탐험대원 20명 등 모두 200명으로 8∼9세기 동양이 주도한 동서 교역를 재조명하는 '해양실크로드 글로벌 대장정 탐험대' 활동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탐험대는 한국해양대 실습선인 '한바다호'를 타고 경북 포항 영일만항을 출항해 중국 광저우, 베트남 다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말라카, 오만 무스카트, 이란 반다르아바스, 아랍에미리트연합 푸자이라, 스리랑카 콜롬보, 미얀마 양곤 등 9개국 10개 항구를 탐방하며, 현장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다룬 '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은 '연구필드로서의 해항도시'와 '방법론으로서의 해항도시'로 대별된다. 연구필드로서의 해항도시는 특정 시기와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며, 방법론으로서의 해항도시는 국가와 국가들의 합인 국제의 틀이 아니라 해항도시와 해역(sea region)의 틀로 문화교섭을 연구하는 시각을 말한다. 해항도시는 역사적 경험의 장이자 물리적 도시공간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사유의 전환을 위한 인식적 도구의 틀로 정립됐다.
해항도시는 근대 자본주의가 선도하는 지구화 훨씬 이전부터 사람, 상품, 사상 교류의 장으로 기능해온 유구한 역사성, 국가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은 초국가적인 영역성과 개방성을 지닌다는 점을 연구했다. 이문화의 혼교, 충돌, 재편이라는 혼효성의 경험과 누적을 사회적 성격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문수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사회에서는 대학 안밖의 경계를 허물고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또는 새로운 분야의 학문이 인문학 생태계에 요구돼 왔다"며 "'해항도시 문화교섭학'에 대한 HK연구는 시대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인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