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사용않고 단백질 성분 함량으로 종양 추적
2018.06.07 17:24
수정 : 2018.06.11 15:12기사원문
매년 6월 8일은 세계 뇌종양의 날(World Brain Tumor Day)입니다. 대한뇌종양학회에 따르면 뇌종양은 인체에 발생하는 종양 중 세 번째로 많은 약 10%를 차지합니다.
국내에는 매년 2500~4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김호성 교수는 7일 "뇌종양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조기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은 질환이므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뇌종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발견하기 힘듭니다. 뇌종양이 커지면 뇌압이 높아져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뇌는 부위별로 각기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간에 종양이 생기면 운동 마비 및 감각 마비를 일으키고 소뇌의 경우 균형 감각이나 보행 장애를 유발합니다. 전두엽 종양은 성격 변화와 정동 장애, 후두엽은 빛이나 감각, 압력에 대한 인지력 저하, 측두엽은 언어 장애, 기억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종양이 발생하는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이 최선의 방어책입니다. 일단 뇌종양 증상이 나타나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조영술 등으로 진단합니다.
최근에는 진단기기의 발달로 기존 영상 기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특수 영상 기법인 종양혈류(perfusion) 영상과 확산강조(diffusion) 영상 등이 등장했습니다.
종양혈류 영상은 뇌종양의 혈관 증식 정도를 분석해 뇌종양의 악성도를 파악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방사선 및 항암치료 후 뇌종양의 재발여부를 평가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확산강조 영상은 뇌종양 세포밀도를 파악합니다. 종양의 악성도가 높거나 종양이 재발하는 부위에서 세포 밀도가 증가하는 점을 바탕으로 뇌종양의 재발여부를 평가합니다.
이들 종양혈류 영상이나 확산강조 영상 등은 종양의 재발이나 단순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데는 유용합니다. 하지만 종양의 추후 진행 상태를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에는 비침습적으로 종양의 단백질 함량을 파악하고 정량화해, 정상조직과 비교하고 종양의 추후 진행 상태를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획기적인 MRI 영상 기법인 APT(Amide Proton Transfer)가 개발됐습니다.
빠르게 성장하거나 악성인 종양은 단백질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필립스가 처음 상용화한 APT 기법은 단백질 함량을 측정해 종양의 병기를 보다 쉽게 구분할 수 있고 항암 치료 후 괴사한 종양, 남아 있거나 재발한 종양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APT 기법은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 성분 함량으로 종양을 추적할 수 있다"며 "기존에 조영제 사용이 어려운 소아 환자나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MRI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APT기법을 이용하면 산성도(pH)를 측정해 뇌종양의 허혈성 변화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종양이 빨리 자라면 종양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pH가 낮아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종양의 재발이나 전이도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