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가동률 장기 하락세.. 글로벌 교역 부진에 초저금리 탓
2018.06.10 17:54
수정 : 2018.06.10 17:54기사원문
국내 제조업 가동률이 7~8년 동안 장기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교역부진'과 '저금리'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저금리에 힘입은 '한계기업(경쟁력을 상실해 성장이 어려운 기업)'의 생존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됐고, 결국 제조업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지목됐다.
산업연구원이 10일 발표한 '제조업 가동률 장기하락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 제조업 가동률은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최근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하락했다.
통계청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올 1.4분기 71.0%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도 지난해 말과 올 초 2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의 배경은 금융위기로 국내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설비투자는 저금리 기조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제조업 평균가동률과 생산지수, 생산능력지수의 기간별 연평균 증가율 추이를 보면 2010년 이후 생산 증가세는 상당히 둔화된 반면 생산능력 증가세는 투자 호조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둔화폭이 완만했다.
실제로 제조업 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연평균 3.5%에 그친 반면 설비투자는 연평균 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2017년 이후 반도체 주도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저금리 등에 따른 설비투자 호조와 저금리에 힘입은 한계기업의 잔존과 구조조정 지연, 적응력 기대에 기반을 둔 기업 투자행태 등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풀이했다.
특히 저금리 덕분에 한계기업의 생존이 가능했고,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생산능력이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2011년 7.1%에서 2015년 9.3%로 상승했다.
업종별로 반도체와 화학은 생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생산능력도 크게 늘어 가동률이 미미하지만 상승했다. 섬유, 조선, 자동차 등 생산부진 업종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생산능력 감소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울러 가동률 지표와 실제 가동률의 괴리 등 통계상 한계도 제조업 가동률의 장기 하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