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영철' 등 북미 참모진 숨은 공신역할 톡톡
2018.06.12 16:21
수정 : 2018.06.12 18:07기사원문
‘세기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배경에는 북미 양국 참모진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숨어 있었다. 한 때 불발 위기까지 처했던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해진 데에는 이들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번 회담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양국 협상의 ‘주역’으로 부상되고 있다.
■'폼페이오, 김영철' 회담 성공 일등공신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번 북미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과 북한에서 총 세 차례나 만남을 가졌다. 양국 협상 과정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이번 회담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사람의 첫 공식 만남은 지난 3월 말 이뤄졌다. 당시 국무장관 지명자 신분이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어 5월9일 재차 평양을 방문해선 억류된 미국인 세 명을 데려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때 대북 강경파로 꼽혔지만, 이번 회담에선 비교적 유연한 외교로 북한과의 관계를 풀어나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북미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합의문을 전달하는 등 핵심 실세로서의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서명한 뒤 “많은 선의의 노력을 한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실무 협상단에도 감사드린다”며 참모진 중 폼페이오 장관을 콕 집어 강조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14일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실무 논의를 주도하면서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5월30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회담 불발 가능성을 내비쳤던 트럼프 대통령 마음이 돌아선 것도 김 위원장 방문 이후다. 외신들은 김 부위원장을 ‘김정은의 오른팔’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숨겨진 사전 협상 주역들
북미회담에서 숨겨진 실세들도 회담 성공의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기피하는 인물 1순위로 꼽힌다.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해 온 인물이다. 이에 이번 북미정상회담 확대회담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히든카드' 역할로 볼턴 보좌관을 참석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회담 진행 과정에서 특별한 역할이 알려져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줄곧 김정은 위원장 보좌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부부장은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정은 위원장의 옆을 지켰다. 김정은 위원장과 어린시절 스위스 유학을 함께 하기도 했던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북미회담 실무협의를 마지막까지 진행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27일부터 판문점에서 총 네 차례 의제 관련 실무 협상을 벌였다. 북미회담 하루 전인 11일에도 밤 늦게까지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회담 합의문 내용을 최종 조율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