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캠페인 기획 김기영 이노션 제작2센터장 "광고로 더 나은 세상 만들고 싶어"
2018.06.13 17:46
수정 : 2018.06.13 17:46기사원문
"광고인들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소중했습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최근 광고가 아닌 이색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독 캠페인, 점자양말 등 최근 이슈가 된 이노션의 사회공헌 캠페인 중심에는 김기영 제작2센터장(사진)이 있다.
12일 서울 강남대로 이노션 본사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광고인들은 실물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가 기획한 블랙독 캠페인이나 점자양말은 실제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게 된 셈인데 이 경험 자체가 굉장히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노션은 시각장애인들을 6개월여 동안 인터뷰한 결과 외출 시 패션 선택에 있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양말이라는 데 착안해 특별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사실 지금까지 점자양말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며 "그래서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짝이 바뀔 염려가 없도록 똑같은 양말만 사서 신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1분30초 분량의 점자양말 캠페인 영상은 양말에 표기된 점자라벨을 손으로 만져 본 시각장애인들이 짝과 색깔을 알기 쉽게 고를 수 있게 되면서 자신들의 패션감각을 표현하며 즐거워하는 등의 기분 좋은 변화를 담고 있다. 특히 이노션은 점자양말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패션 양말 브랜드인 '아이헤이트먼데이'와 손잡고 실제로 점자양말까지 제작했다.
양말 판매수익금의 10%는 서울맹학교 등에 장학금으로 기부된다. 준비기간만 1년 넘게 걸린 블랙독 캠페인도 마찬가지다. 김 센터장은 "'색'에 대한 차별이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동물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인지하는 못하는 '색'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 검은 개 입양 프로젝트인 블랙독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사회공헌 캠페인은 업무 외 시간이나 주말시간을 활용해 제작해야 하는 만큼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센터장은 "회사에서는 비용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블랙독 캠페인은 외부인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신우석 감독이나 음악을 담당해준 일레인에게서 재능기부 형태로 큰 도움을 받아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광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에 대해 늘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송혜희라는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현수막을 보고 난 후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며 "미아 캠페인은 비록 불발됐지만 대전 선병원과 함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사회공헌 캠페인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