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튜브 왕좌 탐내는 전통 미디어 강자들

      2018.06.24 16:49   수정 : 2018.06.25 10:55기사원문

21세기폭스를 차지하기 위한 월트 디즈니와 컴캐스트 간의 경쟁,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 등 최근 벌어지고 있는 콘텐츠 업계의 격변 뒤에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라는 키워드가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전통 미디어 기업은 물론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 공룡들까지 가세해 콘텐츠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넷플릭스에 대항하겠다고 선포했다.



■디즈니,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로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오는 2019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 넷플릭스와 정면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디즈니의 주요 스튜디오인 픽사, 마블 및 루카스 필름의 콘텐츠들이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디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누리던 디즈니는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고전했다. 유료 TV 채널 매출 부진으로 수익이 크게 떨어진 디즈니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 강화를 위해 디즈니는 21세기폭스를 인수했다. 거대 케이블 TV 기업 컴캐스트와 마지막까지 박빙의 인수 경쟁을 끝에 713억달러(약 79조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서명했다. 이는 컴캐스트가 제시한 650억달러(약 72조원)보다 약 7조원이나 많은 액수다. 콘텐츠 공룡들이 머니 전쟁을 벌인 배경에 전문가들은 넷플릭스를 지목하고 있다. 디즈니의 막강한 콘텐츠는 넷플릭스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는다.

■AT&T와 타임워너 합병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급성장에 위기감을 느낀 업계 강자들이 '통신-미디어' 합병에서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와 워너브러더스·HBO·CNN 등을 가진 3위 미디어 업체 타임워너가 14일(현지시간) 합병을 완료했다. AT&T는 타임워너를 통해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합병된 회사가 우선 '통신+콘텐츠' 묶음 판매로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타임워너가 MLB(야구), NBA 등의 중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훌루, 음원+영상 결합상품 등 차별화.. 어린이용 콘텐츠 확보할 듯

넷플릭스에 이어 구독자수 2위를 달리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훌루는 넷플릭스와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훌루는 음원 스트리밍 1인자 스포티파이와 손잡고 할인된 가격에 '음원+영상' 묶음 상품을 내놨다. 넷플릭스에서는 음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랜디 프리어 훌루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가 너무 많은 콘텐츠를 쏟아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80억달러를 투자해 7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프리어 CEO는 "훌루는 20~25편을 제작할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문화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크고,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넷플릭스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훌루 가입자는 8500만명으로 넷플릭스(약 1억2500만명)를 추격하고 있다.

■아마존·애플·페이스북 IT공룡들도 스트리밍 눈독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유료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으로 동영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지널 드라마 '높은 성의 사나이'가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반지의 제왕' 판권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을 확보에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도록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약 79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아마존은 영상 콘텐츠에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과 함께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애플은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월 11달러 수준의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와 자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영화배우 리즈 위더스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자체 프로그램 제작 관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역시 최대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IGTV' 서비스를 선보이며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다. 영화 같은 장편 영상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실시간 재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튜브·넷플릭스에 대한 도전이라는 평가다. 인스타그램의 IGTV 출시는 전 세계적으로 동영상 서비스 광고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3개 방송사 합작해 '살토' 내놔

프랑스는 아예 3개 방송사가 합작해 넷플릭스에 맞선다. 공영방송 프랑스텔레비지옹과 민영방송 TF1, M6는 '살토(Salto)'라는 이름의 합작 스트리밍서비스 채널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살토 역시 월 단위의 유료구독자에게 영화, 각종 TV 프로그램을 실시간과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들은 다른 방송채널의 참여도 희망하고 있다. 이들 세 방송사는 라이벌로 넷플릭스를 지목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4년간 프랑스 내에서 구독자 350만명을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초고속 성장 비결은 무엇보다도 양질의 콘텐츠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 등을 에미상 '베스트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전체 후보작은 7개였다.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 나선 지 4년 만에 미국의 주요 방송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콘텐츠 제작·배급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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