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 뇌졸중과 심장질환자 전체 80%

      2018.06.25 09:40   수정 : 2018.06.25 09:40기사원문
초미세먼지가 뇌졸중과 심장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별 사망자 수는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각각 40%로 전체 사망자 중 80%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폐암과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20% 보다 크게 높은 비율이다.

이렇듯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의 대부분은 혈관성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국내서도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증가
실제 홍윤철 교수팀(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은 우리나라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와 기대수명, 질병과 생존기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우리국민 1만1900여 명이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 7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한 1만1900명 중 5646명이 뇌졸중 발생으로 인해 사망했고 심장질환(3303명)과 폐암(233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결과는 앞선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와 일치되는 결과다. 대한뇌졸중학회 나정호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보다는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초미세먼지가 뇌졸중보다는 호흡기 질환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순천향대 의료생명공학과 이미영 교수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90% 이상이 미세먼지 같은 환경유해인자가 호흡기 질환 또는 폐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5% 미만이었다.

이 교수는 "하지만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유해인자는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비만 같은 대사성 질환, 특히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뇌혈류 감소로 뇌졸중 발생 영향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분류된다. 허혈성 뇌졸중은 발병 기전으로 구분했을 때 크게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경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으로 인한 색전이 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경우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나 이사장은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2.5 μm 이하의 크기)의 경우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며 "미세먼지가 혈액 내에 돌아다니면서 신체 내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혈관세포 기능 저하, 그리고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을 매개로 부정맥을 유발해서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혈관 내로 흡수될 때, 특히 기존의 혈관 내 동맥경화부위에 침착돼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뇌혈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


나 이사장은 "실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등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인근 국가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이나 사망이 증가한다"며 "연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남녀 모두 공기오염(실내, 실외 모두)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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