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16강’이냐 ‘3전 3패 악몽’이냐…27일 밤 결판
2018.06.26 17:09
수정 : 2018.06.26 18:56기사원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 쌍두마차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어깨가 무겁다. 유례없는 2연패 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두 사람의 발끝에 달렸다. 월드컵 출전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1승2패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멕시코에 잇달아 패한 한국은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준다면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전에 결장하게 된 기성용의 대체 선수로는 정우영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과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신태용호의 '플랜A' 공격조합인 손-황 듀오에게 내려진 특명은 독일을 상대로 16강 진출에 필요한 승점 3과 2골차 이상의 다득점이다. 손-황 듀오는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과 1일 보스니아전을 빼고는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이번 독일과 대결에선 황희찬이 손흥민의 옆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온두라스·보스니아전 때 한 골에 도움 두 개를 합작하면서 공격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이재성이 왼쪽 측면으로 옮기면 오른쪽 날개에는 멕시코전 선발로 합격점을 받은 문선민이 나서고 멕시코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결장하는 기성용의 자리에는 정우영의 기용이 유력하다.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우영은 멕시코전 당시 기성용의 짝이던 주세종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골키퍼는 스웨덴·멕시코전에서 골문을 지킨 조현우가 그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민우, 김영권, 장현수, 이용 조합에 무게가 실린다. 왼쪽 풀백은 멕시코전에서 김민우 대신 교체 투입됐던 홍철 기용 가능성도 나온다. 기성용의 결장으로 주장은 손흥민이 물려받을 공산이 크다. 앞서 손흥민은 5월 28일 온두라스전에서 주장을 맡은 적이 있다.
운명의 한판 승부를 앞둔 신 감독과 뢰프 감독은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리더십과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신 감독은 프로축구 성남 선수 시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지만 정작 국가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감독으로 출전한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처음이다. 뢰프 감독도 선수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성과를 보여줬지만 1부리그에선 번번이 주저앉았다. 2부리그에서 1~2년 활약하다 1부리그 팀으로 옮긴 뒤 다시 2부리그 팀으로 짐을 싸는 패턴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뢰프 감독은 결국 독일 국가대표로 한 번도 발탁되지 못하고 쓸쓸하게 은퇴해 지도자로 변신했다.
신 감독이 작년 7월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지난 2006년부터 독일 대표팀을 지휘한 뢰프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제패한 명장으로 둘의 명성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2전 전패를 기록한 한국과 1승1패인 독일간의 3차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서로의 처지는 다르지 않다. 두 감독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은 27일 밤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