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제약 시장으로 '중동' 떠오른다
2018.06.26 17:14
수정 : 2018.06.26 17:14기사원문
중동이 새로운 파머징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머징(Pharmerging)은 제약(Pharmacy)과 신흥(Emerging)을 합친 신조어로 신흥 제약시장을 말한다. 중동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월 UAE 제약·의료기기 허가 및 의료인 면허를 담당하는 보건예방부 장관과 만나 한국 우수 의약품의 UAE 진출 활성화, 한국산 의약품 인허가 간소화를 위한 한국 제약기업 실사 등을 합의한 바 있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코오롱생명과학, 셀트리온헬스케어, 휴온스 등 바이오제약사들이 중동 진출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사로 먼디파마와 독점판매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먼디파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현지 허가 업무를 대행하며, 유통 및 마케팅에 대한 독점적 권리 갖게 된다.
이로써 인보사가 홍콩·마카오, 몽골 진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UAE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였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는 "새로운 중동 지역에서 인보사 런칭을 위해 먼디파마와 지속적인 파트너가 된 것은 글로벌 영업 및 마케팅 역량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도 한국의 사례처럼 성공적인 런칭을 통해, 인보사가 글로벌 기준의 치료제로 한발 더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 25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가 중동 국가의 인플릭시맵 바이오의약품 입찰 경쟁에서 승리해 독점판매에 돌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하반기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개최된 인플릭시맵 국가 입찰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경쟁 끝에 낙찰에 성공했다. 파트너사인 '히크마'는 본격적으로 '램시마' 공급을 시작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리비아와 튀니지는 국가 입찰을 통해 선정된 단일 의약품을 전체 병원에 공급하는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급 계약 기간 동안 사실상 이들 국가의 인플릭시맵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리비아와 튀니지를 비롯한 타 중동 국가에서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중동 정부 및 의료계가 바이오시밀러에 매우 우호적인 입장으로 판매 중인 국가에서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주변국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히크마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휴온스는 지난 4월 사우디 아라비아 식약청(SFDA)으로부터 주사제, 점안제, 고형제 등 3개 제품 생산 라인에 대해 GMP(우수의약품 및 제조관리기준) 인증을 받으면서 중동 진출길이 열렸다.
휴온스는 지난해 8월 SFDA로부터 주사제·점안제·고형제 등 3개 라인에 대해 실사를 받은 후 8개월만에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GMP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사우디 GMP 인증 획득으로 쿠웨이트, UAE, 바레인, 오만, 카타르 등 G.C.C(걸프협력회의) 국가에 간소한 절차만으로 GMP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돼 중동수출이 가능해졌다.
엄기안 휴온스 대표는 "GMP인증 획득이 어려운 사우디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앞으로 중동 진출의 큰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제약 시장의 연 성장률이 4~7% 수준인데 반해 중동 같은 파머징 마켓의 경우에는 성장률이 7~10%를 보이고 있어 중동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지난해 기준 의약품 판매 규모는 316억 달러(약 33조 4400억원)이며 70~80%가 수입 의약품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