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드루킹 특검' 첫날부터 '기싸움'
2018.06.27 14:15
수정 : 2018.06.27 14:15기사원문
여야가 일명 '드루킹 특검' 수사가 본격 시작된 첫날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권은 차분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겨냥한 공세를 펼쳤다.
■與 "정치권, 차분히 지켜봐야"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27일 현안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드루킹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가 시작된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로 국민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이번 드루킹 사건의 경우, 개인적 욕망과 일탈이 투영된 것이고, 더욱이 평소 말도 안 되는 허황된 얘기로 자신을 마치 '선지자'인 듯 포장하고, 수사 과정에서는 검찰과는 뒷거래를 시도했던 드루킹의 황당한 행태를 볼 때 특검 사안이 아니라는 국민적 여론이 상당수 존재해왔었다"며 "명확한 증거나 근거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과 흠집내기가 난무해왔다. 사건 수사 초기부터 일부 언론과 야당에서 근거도 없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의혹들을 자가 생산해 왔으며, 보수 언론사 기자가 증거물을 절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되는 지경에 이를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드루킹 특검의 책무는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라면서 "드루킹의 범죄 행위뿐만 아니라 왜곡된 진실로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숨어 있는 진실까지 명명백백히 밝혀내는 것이 바로 특검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변인은 또 "드루킹의 개인적 욕망과 일탈에서 비롯된 사건은 특검이 수사를 하고, 자유한국당의 전신이며 당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조직적인 여론조작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는 현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나, 특검은 특검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해주길 당부한다"며 "특검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일체의 시도도 있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정치권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고 차분한 자세로 특검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野 "靑 도발적 인사" 비판
야권은 청와대의 송 비서관 발탁과 김 지사의 가덕도 신공항 거론을 맹비난하며 날을 세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드루킹 특검이 오늘 개시하는 마당에 한 사람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고, 또 한 사람은 동남권 신공항으로 영남 지역민의 갈등을 조장하는 중심에 있다"고 비판했다. 각각 송인배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김 대행은 "송인배 비서관은 드루킹 사건의 직접적 당사자 중 한 명이자 가장 1차적인 조사 대상자"라면서 "스스로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청와대와 여의도를 오가는 정무수석비서관으로 발탁한 것은 국민과 야당을 향한 도발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어제 문재인 정권 신하들이 또다시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참여한 가운데 부울경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노골적으로 영남권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드루킹 사건의 핵심 연루자를 정무비서관에 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범죄에 둔감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압승이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가덕도 신공항 논란과 관련해서도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해서 10년간 지역갈등을 부추겨온 문제"라며 "어렵사리 봉합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민주당이 승리의 기쁨에 도취해 지역 패권주의를 드러내는 오만함"이라고 맹비난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