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선방쇼’ 조현우 깜짝 선발에서 영웅으로
2018.06.28 17:30
수정 : 2018.06.28 21:03기사원문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는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다. 그간 김승규와 김진현의 그늘에 가려 있던 '대헤아(대구 데헤아)' 조현우는 제공권 능력을 평가받아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깜짝 발탁됐다.
조현우는 멕시코전에서도 맹활약했다. 대표팀은 멕시코에 슈팅 13개(유효슈팅 5개)를 허용했지만 조현우는 필드골로는 단 한 골만 허용했다. 조현우는 빠른 템포의 경기 흐름에 잘 적응했고, 날카로운 상대 선수들의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조현우의 선방 쇼는 27일 독일전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는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의 기적 같은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MOM)로 뽑히기도 했다.
사실 조현우가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7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 조현우는 지난 2012년 선문대를 졸업한 후 2013년 대구F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이번 시즌까지 158경기를 소화한 프로 6년차 골키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인 2015년 11월 처음 대표팀에 뽑혔다. 그러나 지난 2017년 11월 세르비아전을 치르기 전까지 2년의 세월을 벤치에서 보냈다.
마르고 키가 큰 체형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다비드 데헤아와 비슷해 '대헤아'라는 별명이 붙은 조현우는 189㎝의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한 공중볼 처리능력이 좋다. 그러나 체중이 75㎏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구로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압도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서는 김승규가 '1번 GK'라는 암묵적 분위기가 있었지만, 조현우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연이은 선방쇼를 펼치며 자신의 기량을 200% 발휘, 누구보다 빛나는 태극전사로 우뚝 섰다.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또 있다.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수비수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FC)은 이번 월드컵에서 매 경기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특히 독일전에선 온몸을 던지며 상대 슈팅을 막아내고, 후반 추가시간 극적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반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맹비난을 받은 선수도 많다. 센터백 장현수(27·도쿄FC)는 멕시코전에서 손을 들고 태클하다 페널티킥을 내줬고 무모한 태클을 여러 차례 범하며 결정적 위기를 만들어냈다. 큰 기대를 모았던 황희찬(22·잘츠부르크FC)은 지나치게 슈팅 기회를 다른 선수들에게 미루다 결정적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독일전에선 후반 11분 교체 출전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34분 벤치로 다시 물러나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