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대기업, 금융지분에 골머리

      2018.07.03 17:21   수정 : 2018.07.03 21:37기사원문

주요 대기업그룹이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남은 금융계열사 정리에 관심이 쏠린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지주사 전환 2년 안에 이를 처분토록 하고 있다.

■롯데, 카드.손해보험.캐피탈 지분 정리해야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킨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롯데지주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호텔롯데, 부산호텔롯데 등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에 넘겼다. 호텔롯데는 캐피탈과 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39.37%, 23.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산호텔롯데는 손해보험 지분 21.69%를 보유한 2대주주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인 만큼 금산분리 등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비껴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등 호텔 계열사를 지주사 체제로 편입할 경우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그룹의 품안에 금융계열사들을 둘 수 있다. 다만,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호텔롯데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또다른 방법은 롯데지주가 직접 보유한 롯데카드(93.78%), 롯데카드(25.46%)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인 롯데물산에 넘기고,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화학.건설 계열사를 지주사로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한 만큼 한국과 일본 롯데의 협의만 있다면 지분교환은 순조롭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효성, 효성캐피탈 지분 처리 고심

지난 6월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그룹도 2년 내에 효성캐피탈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은 효성이 지분 97.15%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캐피탈 지분은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금융계열사 지분을 오너일가가 떠안기에는 실익보다 위험요소가 크다는 지적이다. 효성캐피탈의 보유자산으로 인해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될 수 있고, 캐피탈사의 특성상 대출채권 부실이 발생할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제3자 매각도 쉽지 않다.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 수준으로 본원적 이익창출력이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년 동안 효성캐피탈의 지분 처리 방법에 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HDC그룹(현대선물), BGF그룹(비지에프보험서비스) 등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들도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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