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장애인 향한 사회의 편협한 시선 담은 불편한 영화

      2018.07.05 15:56   수정 : 2018.07.05 15:56기사원문
영화 '식구'가 소외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으며 남다른 의미를 선사한다.
'식구’는 가족밖에 모르는 순진한 아빠 순식(신정근 분)과 여린 엄마 애심(장소연 분), 그리고 씩씩한 딸 순영(고나희 분)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도중 불청객 재구(윤박 분)가 들이닥치면서 시작된 불편한 동거를 그렸다.
가방을 짊어지며 금방 떠날 것 처럼 행동했던 재구가 어느 순간 이들의 삶에 깊이 자리잡으며 세 식구의 평범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점차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재구는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는 세 식구와 가족이 되고 싶은 재구가 팽팽히 맞서며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는 보는 이들을 몹시 불편하게 한다. 장애인들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소외감과 외로움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현실은 참담하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관점은 주관적이지 않다. 각자 만의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들의 대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가족을 지키려는 자와 가족이 되고 싶은자의 감정적 대립이 불편함을 배가시킨다. 또한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 역시 긴장감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영화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에 비해 다소 부족한 개연성을 드러낸다. 관객을 설득하기에 인물의 행동과 감정선은 관객이 따라가기 벅찰 만큼 쉴새없다. 또한 윤박이라는 배우의 임팩트 강한 연기로 완성되는 재구의 이중적 면모는 극의 섬뜩함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소아성애자를 암시하는 다양한 장면들이 공포감까지 고조시킨다. 관객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임영훈 감독의 기획의도에 따르면 전과자인 재구는 지적장애인 부부인 순식과 애심 보다 더욱 사회적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이 작품을 바라봤을 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재구이며 피해자는 순식과 애심이다. 거친 욕설 뿐만 아니라 폭력까지 당하며 급기야 월급 통장을 내미는 이들은 객관적 약자다. 재구가 현실을 도피하는 것, 순식에게 기대는 상황은 약자의 행동이라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재구가 그들을 얼마나 '위했는지'에 무게를 뒀다. 극 말미 순식의 분노가 터지며 이야기는 종결을 맺지만 재구의 반성 어린 눈물 역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이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한다.

한편 극의 연출적 장치들이 보는 이들을 괴롭게 한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 어린 아이의 비명과 어른의 폭력,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이들의 고함. 이 영화는 소외계층의 불편함을 확장시키며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소외된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그려낸 영화 '식구'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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