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촛불집회 때 비상계엄 계획.. '광화문 3개 여단, 여의도 1개 여단'

      2018.07.06 23:13   수정 : 2018.07.07 11:41기사원문

국군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지난 촛불집회 때도 위수령·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3월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라는 제목을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 '전시계엄수행방안'은 '현상진단', '비상조치유형', '위수령발령', '계엄선포', '향후조치' 등 총 5개 부분에서 단계적 상황별에 맞춰 발령권자와 중원부대의 지정그리고 병력 배치 그리고 계엄사의 편성과 업무까지 망라해 군 차원의 대비계획을 담았다.

지금까지 확인된 위수령 관련 문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건 8쪽에는 '본 대비계획을 국방부·육본 등 관련부대에 제공'이라고 있어 분명한 의도가 드러난다.


먼저 현상진단은 기무사가 촛불집회를 불온한 현상이라는 인식이 묻어난다. 이 대목에서 촛불정국을 범국민적 저항이 아니라, '촛불·태극기 집회 등 진보(종북)-보수 세력간 대립'으로 규정했다.

비상조치유형에서는 기무사가 겨엄에 대한 국민 인식을 의식해 그 차이를 비교하여 단계별 비상조치 시행방안을 정리했다. 문건에는 "국민들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 초기에는 위수령을 발령하여 대응하고 상황악화 시 계엄 시행 검토"라고 적시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기무사는 현재 육군총장이 병력출동 권한이 없는 문제를 들며 "합창의장·장관의 별도 승인"이란 우회적 해법을 내놓으며, 야당 성향 지자체 장이 병력출동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경찰 협조하 군 중요시설의 외곽 경계선을 확장시켜 통제"한다고 치밀히 담았다.

6쪽 계엄선포에서는 서울시내의 병력배치를 세세하게 담고 있다. '과격시위'의 현장인 광화문에는 3개 여단이 배치되고, 국회가 있는 여의도는 1개 여단이 담당한다고 부대 운용 방안을 담았다. 이 병력은 사회 혼란 수준에 따라 '경비계엄'에서 '비상계엄'으로 확대한다는 큰 방향에서 계엄사령관을 육군총장으로 임명하고 실질적인 계엄수행군은 기계화 6개 사단, 기갑 2개 여단, 특전 6개 여단으로 구성한다.

비상계엄 부문에는 작전이 성사된 뒤 사후 처리 과정을 남겼다. 합동수사본부가 정보수사기관을 조정·감독하여 집회와 시위 주동자 등 특별조치권을 위반한 계엄사범을 색출해 사법처리 하도록 했다.

또 계엄사 보도검열단에 48명, 언론대책반에 9명을 운영해 언론통제에 나선 대목도 있다.
나아가 사이버 유언비어를 차단하라는 구체적 임무도 명시했다.

이철희 의원은 “단순히 해당 문건의 작성경위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치안확보를 빌미로 군을 움직이려 했던 위험천만한 시도가 없었는지, 또 기무사 외에 가담한 군 조직이나, 국방장관의 윗선은 없는지 등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담자 전원의 발본색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그 문건(기무사가 작성한 문건) 부분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TF(테스크포스)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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