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대마진 확대로 2분기도 실적 호조

      2018.07.09 15:35   수정 : 2018.07.09 15:35기사원문
국내 주요 금융지주 및 시중은행들의 2·4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1·4분기에 이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리상승기 예대마진 확대와 각종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이 올해 2·4분기에 93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뒤를 이어 신한지주 8832억원, 하나금융지주 6181억원, 우리은행 5242억원, 기업은행 3998억원 순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우리은행의 순이익 증감률이 12.4%로 가장 높았고, 기업은행 11%, 하나금융지주 9.6% 순이었다.

이처럼 은행권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상승기에 예대마진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의 예대마진은 금리 상승기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예대금리차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1월 2.27%포인트에서 올해 4월말 2.35%포인트로 확대됐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라가면서 2·4분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이 1·4분기보다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주요 요인이다.

각종 대출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 등 금융당국의 규제가 연이어 적용됐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은행권의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주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9.5%에서 올해 11.8%로 상승했고,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지난해 대비 43% 급증한 상황이다.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이익들도 실적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STX엔진 매각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지고, 국민행복기금 채권 매각에 따른 회수금도 각 은행권에 2·4분기 수익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하반기에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규제 기조가 강화되고,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으로써 은행권의 지속적인 수익 달성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당국이 가산금리를 중심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향후 은행권이 시장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순이자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 "동시에 수출 둔화 등 점차 악화되고 있는 국내경기 모멘텀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 및 자영업자 부실 리스크 등이 하반기 은행권 수익달성에 우려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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