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대형 유조선 1조원어치 폐선 전망, 역대 최대 수준

      2018.07.09 16:17   수정 : 2018.07.09 16:17기사원문
세계 각국의 유조선 선주들이 올해 석유 운송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가지고 있던 배들을 한꺼번에 갖다 버리고 있다. 운송료 추락으로 유지비가 더 들기 때문인데 올해 버려져 분해되는 유조선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125억원)어치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 선박재활용 중개 업체인 GMS를 인용해 올해 세계적으로 약 50척의 초대형석유수송선(VLCC)가 폐선 처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VLCC는 순수 적재 중량이 17만5000~30만t인 유조선을 말한다. VLCC 폐선 건수는 지난해 15척에 불과했다.

선주들이 배를 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지고 있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선주들이 VLCC 운용으로 돈을 벌려면 운송료로 최소한 일일 2만5000달러(약 2781만원)는 받아야 하지만 현재 석유 운임은 일평균 600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

WSJ는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유가 방어를 위해 생산을 줄이고 미국 역시 자국에서 나는 석유 때문에 수입을 줄이면서 바다로 석유를 옮길 일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셰일 석유 개발 등 내륙에서 석유 캐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바다에서 석유를 캐는 가격이 내륙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해상 유정에서 석유를 받아갈 유조선 수요도 줄어들었다. WSJ는 현재 전 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는 VLCC 720척 가운데 약 20%는 공급 과잉이고 수급상황이 균형을 되찾으려면 2020년은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올해 VLCC 평균 선령이 18.8년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짧아졌다며 일반적으로 VLCC는 25년은 사용할 수 있지만 선주들이 15년마다 실시하는 점검 비용이 아까워 그냥 배를 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도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 위치한 선박 해체 업체들은 석유 운송 업계의 불황으로 막대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닐 샤르마 GMS 최고경영자는 "올해 10억달러 규모의 VLCC가 재활용 될 것"이라며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 해체 후 남는 고철 가격의 경우 지난 2016년에는 t당 평균 300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 원자재 시장 회복으로 지난 6월 말에는 t당 425달러까지 뛰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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