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준비하는 한화, 발빠른 결단

      2018.07.18 16:42   수정 : 2018.07.18 18:05기사원문
데이비드 헤일(31.한화)이 뉴욕 양키스에서 풀려난 것은 7월 8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헤일은 올 시즌 양키스에서 출발했으나 4월 27일 미네소타 트윈스로 옮겼다. 한 경기만 뛴 채 이틀 만에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헤일은 5월 2일 양키스로 돌아갔다. 자존심이 상했다.
고교시절엔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탐내던 투수였다. 내야수로 출발했지만 고 3때부터 투수로 전환했다. 여기저기서 입질이 왔다. 헤일은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거절했다. 그리고 택한 곳이 프린스턴 대학.

한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비롯해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배출한 아이비리그의 명문 대학. 29세의 테오 엡스타인을 최연소 단장에 임명했던 전 보스턴 레드삭스 래리 루치노 사장도 프린스턴 출신이다. 헤일은 경제학 학사학위를 손에 쥔 후 고향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3라운드 지명됐다.

헤일은 2013년 9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을 던져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애틀랜타 구단의 신인 투수 데뷔전 최다 탈삼진 기록. 타자 가운데는 프린스턴 대학 동창인 윌 베너블도 포함돼 있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 프린스턴 대학 동창간의 투.타 맞대결이었다.

헤일은 2014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5경기에 출전했다. 87⅓이닝을 던져 4승5패 평균자책점 3.30. 꽤 괜찮은 성적이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 적힌 헤일에 대한 분석.

'헤일은 90마일 초반에서 중반(시속 145~150㎞)의 빠른 공을 던진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괜찮은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다. 싱커도 구사. 가장 돋보이는 점은 볼넷을 적게 허용한다는 것.'

헤일은 87⅓이닝을 던진 2004년 39개의 볼넷을 내주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2⅓이닝을 소화하며 67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탈삼진 수는 129개. 9이닝당 3.15개의 볼넷이다. 몸에 맞는 볼은 6개뿐.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커맨드(원하는 곳에 던져 넣는 능력)가 뛰어나다.

지난 5월 한 달간 헤일의 운명은 뒤죽박죽이었다. 5월 17일 자유계약선수가 됐고, 21일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한 달간 무려 세 차례 신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마침내 7월 8일 양키스는 헤일을 지명할당(선수와 맺은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하기 위한 조치)했다.

잽싸게 한화가 그를 낚아챘다. 헤일은 진작부터 한화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였다.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의 부진을 힘겹게 바라보던 한화는 결국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하필 지난 12일 넥센과의 마지막 경기서 휠러는 최상의 피칭을 선보였다.

5이닝 1실점 승리투수. 한화는 다음날 지체 없이 새 외국인 투수의 영입을 발표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은 결정이었다. 한화는 최약체라던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반기서 2위를 차지했다. '마리 한화'의 열풍이 대전구장에 휘몰아쳤다.

그러나 19년 만의 우승을 위해선 한 부분을 보완해야 했다.
마무리 정우람을 앞세운 불펜은 평균자책점 1위(3.86). 선발은 5.11로 5위다. 한쪽 날개가 지나치게 기울었다.
헤일은 다음주 KIA와의 3연전(24~26일)에 첫 선을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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