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혁신 촉매제' 약될까, '트래픽 괴물' 독될까
2018.07.18 16:58
수정 : 2018.07.18 21:11기사원문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TV(IPTV) 시장 진출을 앞둔 시점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거대 자본을 무기로 제작된 자체 콘텐츠가 국내 미디어 시장의 판을 키우고 경쟁을 부추겨 국내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선 넷플릭스 IPTV시장 진출에 대해 콘텐츠 선택권을 넓힐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콘텐츠가 유통될 망에 대한 사용료 지불 문제나 수익 배분, 세금 징수 문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지상파 방송사 등 방송업계의 반발도 넷플릭스의 국내 IPTV 시장 진출에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디어 시장 경쟁 촉진… 글로벌 진출↑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 IPTV 시장 진출을 위해 LG유플러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일부 케이블TV 사업자와 제휴했던 것에서 나아가 IPTV로까지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영역 확장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시키고,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한 넷플릭스는 중남미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유럽에 진출했으며 2016년 말에는 아시아와 동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2017년에 전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는 올 3월 기준 가입자 1억2000만 이상을 확보했다. 2017년 넷플릭스의 매출은 116억98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버진미디어, 보다폰, 톡톡, 유니티미디어,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의 일부 OTT 플랫폼 사업자들은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재원 등에서 열세인 후발 사업자들은 넷플릭스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민영방송사 중 하나인 카날+(CANAL+)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새로운 가입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콘텐츠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각국의 다양한 방송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 북미,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로 방송된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OTT 사업자를 통한 해외 시장 확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양질의 콘텐츠 확보 경쟁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류 확산은 물론 제작 환경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망 사용료·수익배분 '논란'
넷플릭스의 국내 IPTV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유튜브 같은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들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가 캐시 서버를 무료 설치하거나 국내 인터넷 접속을 무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할 경우 국내 통신망에 대한 무임승차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국내 OTT 사업자들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나 해외 사업자들은 망 이용 대가를 내지 않고 있거나 일부만 지불하고 있는 상태"라며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국내 사업자와 차별 없는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하는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익 배분도 넘어야할 산이다. 넷플릭스가 추진하는 수익 배분율은 9대 1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채널사업자(PP)의 반발을 사고 있다. 통상 국내에서는 채널사용사업자(PP)와 유료방송 사업자의 수익 배분율은 6대 4, 5대 5 수준이다. 넷플릭스에 과도한 수익을 몰아 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본사가 해외에 있는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국내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조세를 회피할 경우 세금징수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규제와 관련해 국내 사업자간 역차별 우려도 제기된다.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규제 체제를 만드는 등 국제적인 공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