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해피밀' 맥도날드, 잔인한 케이지 달걀 사용 중단해야"
2018.07.20 17:30
수정 : 2018.07.20 17:30기사원문
설립 30주년을 맞은 한국맥도날드가 케이지 프리(Cage-Free) 선언 거부로 한국에 대한 차별 논란에 직면했다. 동시에 OECD 국가의 맥도날드 매장 가운데 가장 동물에 잔인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동물자유연대는 20일 오전 11시에 서울 광화문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한국맥도날드에 케이지 프리 선언을 촉구하고 나섰다.
케이지 프리는 닭을 장(Cage)에 가두지 않고 사육함을 의미한다. 기업의 케이지 프리 선언은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을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300개가 넘는 기업이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바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단 하나의 기업도 케이지 프리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동물자유연대가 한국맥도날드에 케이지 프리 선언을 요구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3년 전인 2015년 이미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사실에 주목한다. 미국 농림부는 미국 맥도날드의 케이지 프리 이행을 위해 2016년도 기준 미국 내 전체 케이지 프리 산란계의 44%가 필요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단위 기업의 영향력 치고는 굉장히 큰 규모로서 그만큼 산란계 동물복지가 개선된다는 뜻이다. 맥도날드는 2016년 기준 전 세계 120여 개국 3만689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그 가운데 한국 매장은 400여개 정도로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한국을 ‘고성장 시장’(High Growth Markets)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맥도날드 가운데서도 한국맥도날드의 제품이 가장 잔인하다는 이유도 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OECD에 가입된 36개 국가 가운데 맥도날드 매장이 없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면 단 4개 나라, 한국, 일본, 이스라엘, 터키의 맥도날드만이 케이지, 그것도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에서 생산된 달걀을 사용하고 있거나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배터리 케이지는 대표적인 밀집·감금 공장식 축산 시스템으로, 배터리 케이지에서 닭은 알 낳는 기계로 취급된다. 평생 날개조차 펴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닭 한 마리당 A4 용지 보다 작은 철창에 갇혀 알만 낳다 죽는 것이 보통이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도 케이지 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살충제 달걀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케이지 사육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등 먹거리 안전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달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최근 글로벌 정책을 수정하며 케이지 프리 정책이 해당되는 국가에 한국을 포함했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동물자유연대의 케이지 프리 선언 요구에도 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미 본사가 지분을 100%로 소유하고 있음에도 한 쪽에서는 케이지 프리 선언을, 한쪽에서는 배터리 케이지를 고집하는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케이지 프리 정책에 한국을 포함 시킨 게 홍보요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았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맥도날드가 이미 많은 국가들에서 케이지 프리를 선언 했음에도 유독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한국소비자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본사가 이미 케이지 프리 정책에 한국을 포함시킨 만큼 하루빨리 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병진 선임활동가는 “오늘 7월 20일은 한국맥도날드 1호점이 폐점한 날로, 한국맥도날드는 1호점 페점이라는 뼈아픈 사실 외에 산란계 케이지 사육에 따른 고통 그리고 케이지 사육을 막기 위한 오늘 시민의 요구와 외침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산란계의 고통과 시민의 요구를 여전히 무시할 경우 소비자의 외면과 불매를 통하여 또 한 번 뼈아픈 상황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하는 한국맥도날드 케이지 프리 선언 촉구 캠페인명은 ‘언해피밀(Unhappy Meal)’이다. 케이지 달걀 사용을 고수하는 한, 사람도 동물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따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