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개 경주대회 87년만에 폐지…경주견 600마리 정부에 입양
2018.07.21 13:27
수정 : 2018.07.21 13:27기사원문
아시아의 유일한 합법적인 개 경주대회였던 마카오 개 경주대회가 87년 만에 폐지됐다. 경주견 600여 마리는 정부에 입양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개인 그레이하운드 6∼8마리가 모형 토끼를 쫓아 무섭게 질주해 승부를 겨루는 마카오 개 경주 대회는 1931년 시작돼 그동안 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인기가 한창 높을 때는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TV와 라디오로도 실황 중계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최대 규모로 발전한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밀려 인기가 점차 떨어졌다.
더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경주견들이 경기 도중 사고로 죽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경주견은 안락사를 당하기도 한다며 잔인하기 짝이 없는 개 경주대회를 하루빨리 폐쇄해야 한다고 압력을 높였다.
결국, 대회 주최 측의 결정으로 이날 마카오 개 경주대회는 87년 만에 폐쇄됐다.
대회가 폐쇄되자 경주에 참가했던 경주견 600여 마리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마카오 정부는 대회를 운영했던 회사에 경주견들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으나, 회사 측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 회사는 '카지노 황제'로 불리는 스탠리 호 마카오 SJM홀딩스 회장의 넷째 부인 안젤라 렁이 운영하고 있다.
마카오 정부는 결국 이들 경주견을 입양해 관리하면서 마카오, 홍콩 등의 시민들이 분양을 원할 경우 분양하기로 했다.
마카오 정부는 "운영업체가 2년 전부터 대회장이 폐쇄될 것이라는 알고 있었으면서도 경주견 처리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동물보호법에 따라 이 회사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