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사망'으로 새로운 국면 맞는 특검…김경수에 수사력 집중?

      2018.07.23 15:35   수정 : 2018.07.23 15:35기사원문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허익범 특별수사팀의 행보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검팀의 '정치권 수사 대상 1호'로 거론되던 노 의원이 사실상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특검팀의 초점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익범 특별검사는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노 원내대표의 사망에 유감을 표했다.



■"자금 공여 수사는 계속"
허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분의 비보를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고인의 명복을 가슴 깊이 빌고 유가족에게 개인적으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허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세는 고인과 유가족을 배려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을 때만 해도 김 도지사에게 집중됐던 관심은 특검팀의 수사 개시 이후 노 의원쪽으로 옮겨가던 모양새였다.

노 의원은 드루킹으로부터 5000만원의 불법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지난 2016년 경기도 파주경찰서·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의 수사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팀은 드루킹의 측근 도모 변호사가 당시 증거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확인, 재수사를 진행했고 노 원내대표 측과 드루킹 일당의 금전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과 구체적인 액수까지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의 노 의원 소환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노 의원이 사망하면서 노 의원 자금 수수와 관련한 수사는 당분간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예정했지만 노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취소했다. 다만 노 의원에게 자금을 공여한 드루킹 일당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경수 지사에 수사력 집중 전망
특검팀은 수사를 진행하던 정치인사 두 명 가운데 한 명인 노 의원이 사망함에 따라 김 도지사의 청탁 연루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연루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출범한 특검팀이 댓글조작 혐의 외에 인사청탁·정치자금 수수 등의 의혹을 명확하게 파헤치지 못할 경우 '용두사미 특검'이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도지사는 드루킹으로부터 '오사카 총영사', '청와대 행정관'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다는 의혹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두 번째다.
한씨는 지난해 9월 경공모 핵심 회원들을 만나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지난 20일 검찰이 재판부에 낸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들여 25일로 예정됐던 드루킹 일당의 선고 기일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특검팀은 추가로 확보한 댓글조작 정황을 토대로 드루킹 일당을 추가기소한 바 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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